증시 수익률 1위 ‘이차전지주’… “상승폭 과다” vs “ESS 주목”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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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이차전지주 주가가 미국의 대중 무역 규제 등에 고공행진하면서 국내 업종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지난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들어 이차전지주 주가가 미국의 대중 무역 규제 등에 고공행진하면서 국내 업종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지난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들어 이차전지주 주가가 미국의 대중 무역 규제 등에 고공행진하면서 국내 업종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상승폭이 과다한 만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ESS(에너지저장장치) 수요 증가 등을 감안하면 상승 여력이 더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이차전지 주요 기업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톱10 지수는 15.8% 올라 거래소 테마지수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4.0%)의 4배에 달한다.

해당 지수는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SKC, 에코프로머티 등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10개 기업의 시가총액 총합은 203조 4760억 원으로 지난달 말(171조 720억 원) 대비 32조 4040억 원 늘었다.

지난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우려에 내리막길을 걸었던 이차전지 주가는 올해 들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우려가 맞물리면서 좀처럼 회복되지 못했으나, 최근 변화가 감지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달 들어 중국 대형 리튬 채굴업체가 생산 중단을 공시해 리튬 가격이 반등한 데다 지난 18일 미국 상무부가 배터리 핵심 소재로 사용되는 중국산 흑연에 9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기업의 반사 수혜 기대감이 커졌다.

외국인이 이차전지주를 대거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 올렸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이차전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이달 들어 개인은 국내 이차전지 기업의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RISE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 ETF(상장지수펀드)를 215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동일한 지수를 정방향으로 추종하는 ‘RISE 2차전지TOP10’ ETF의 순매수액은 4억 3000만 원에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9월 이후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는 데다 리튬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 주가 조정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뒤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행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세액공제) 폐지 등으로 테슬라가 한동안 힘든 시기를 보낼 수 있다고 인정해 관련 우려를 키웠다.

다만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함께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향후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수요 증가로 실적이 개선되면 추가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동시에 나온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는 경기 변동·보조금 정책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ESS 수요는 재생 에너지 확대 및 전력망 안정화 필요성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구조적 수요 성장이 가능하다”며 “컨테이너 형태의 ESS는 셀 중심으로 공급되는 전기차 배터리보다 판가가 2배가량 높아 셀 업체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미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ESS 시장 내 점유율 확대 여부에 따라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의 실적 개선 폭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수 있다”며 “만약 미국 ESS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 요인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이차전지 업종 주가도 강한 반등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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