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가덕신공항 포기 현대건설 공공 입찰 제한 추진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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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계약법 위반 업체 규정
규제 방안 담은 결의안 예정
서지연 5분 자유발언서 직격
"책임 저버린 기업 벌 받아야"
시 신뢰도·대외 위상 흔들려

15일 열린 부산시의회 임시회에서 서지연 의원은 부산일보 기사를 인용해 가덕신공항 사업을 일방적으로 포기한 현대건설을 비판하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조치를 촉구했다. 정대현 기자 jhyun@ 15일 열린 부산시의회 임시회에서 서지연 의원은 부산일보 기사를 인용해 가덕신공항 사업을 일방적으로 포기한 현대건설을 비판하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조치를 촉구했다. 정대현 기자 jhyun@

가덕신공항 건설을 일방적으로 포기하고 고리원전 해체와 벡스코 제3전시장 건설 등 부산 알짜 공공사업에 참여하려는 현대건설을 향해 부산시의회가 “이익 우선주의 행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시의회는 이어 현대건설에 대한 부산 지역 공공사업 입찰 제한 등 강경 조치를 예고했다.

부산시의회 서지연(비례) 의원은 15일 열린 제330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에서 현대건설의 가덕신공항 사업 철수에 대해 “공공의 책임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고 밝혔다.

서 의원은 “참여할 때는 시민의 꿈을 함께 말하더니 빠질 때는 손익계산서 한 장이면 충분했다”며 “기업의 시장 논리와 경영상 판단은 충분히 존중받아야 하나 공공을 앞세워 진입하고, 수익이 낮다며 공공의 이익에 손해까지 끼치고 떠난 행위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의원은 이어 현대건설의 일방적인 사업 철수가 부산시의 신뢰도와 대외 위상을 흔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년 만에 확보한 가덕신공항 착공 예산은 새 정부 추경에서 대폭 삭감되었고, 소모적인 정쟁과 갈등의 도구로 악용되는 등 시민의 불안을 이끌었다”며 “이뿐만 아니라 컨소시엄 지분에 따라 공동 부담한 설계비 600억 원의 보유 권리 포기는 지역 업체에게 고스란히 부담된다는 지적도 있다”며 우려했다.

그러면서 “공공의 책임을 다한 기업은 기억되고 기회를 얻어야 하지만, 책임을 저버린 기업은 기록되고 조치 받아야 한다”며 “공공사업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여 부산의 품격과 시민의 신뢰를 지키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측은 지난 4월 28일 정부 입찰 조건의 공사 기간 84개월(7년)보다 2년을 초과한 108개월(9년)을 반영해 기본설계를 제출했고, 국토부가 보완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며 사업을 포기했다. 이어 지난 5월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의 다음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현대건설 측은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공항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무리한 공기 단축 요구와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일방적으로 가덕신공항 사업을 포기한 현대건설이 부산의 수익성 높은 공공사업에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고리 1호기 해체 사업과 벡스코 제3전시장 건설 사업이다. 부산 기장군에 있는 고리 1호기는 1978년 4월 상업 운전을 시작한 한국 최초의 원전으로 지난 40년간 전력을 생산해 오다 2017년 6월 영구 정지가 결정됐다. 원전 해체 비용만 1조 713억 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현대건설은 사업비 2900억 원 규모의 벡스코 제3전시장 공사 수주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지역 사회에선 현대건설이 부산·울산·경남 숙원 사업은 일방적으로 외면하고 이후 수익성 높은 사업에만 눈독을 들인다며 비판 여론이 거세다.

이에 부산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이번 임시회 기간 현대건설을 국가계약법 위반 업체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추진한다. 결의안에는 가덕신공항 지연 사태에 대한 현대건설 공식 사과와 정부와 부산시에 실효성 있는 강도 높은 제재 방안 마련 촉구, 향후 부산지역 공공사업 계약 입찰 제한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한편 부산시도 지난달 말 국토교통부에 현대건설을 ‘부정당업자’로 지정해 달라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업자는 최대 2년간 모든 국가 계약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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