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주년 행사서… 부산 북구청장, 일대기 설명하고 애창곡 열창?
북구청, 3차례 걸쳐 기념 행사
의회 “내년 선거 의식한 정치쇼”
청장 “선거 대비용은 과한 지적”
부산의 한 구청장이 취임 3주년 기념 행사에서 구청 행정과 관련 없는 자신의 유년 시절을 소개하거나 애창곡을 부르는 등 개인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여 논란이 인다.
15일 부산 북구청에 따르면 북구청은 지난 3일, 7일, 8일 세 차례에 걸쳐 북구문화예술회관에서 ‘민선 8기 3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함께한 3년 함께 여는 미래’를 주제로 열린 행사에는 부산 북구 새마을회, 부산 북구 바르게살기, 통장협의회, 한국자유총연맹 부산북구지회 등 단체원 1000여 명이 3일간 참석했다.
행사는 단체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구정을 알린다는 취지였지만, 행사 내용은 구청장 개인 홍보에 집중됐다. 지난 8일 행사에서 오태원 구청장은 PT 자료로 40분가량 자신의 일대기를 강연했다. ‘발차기가 압권인 태권도 선수 시절’ ‘기술고시 3관왕 공부 방법’ 등의 문구로 운동선수였던 유년기부터 자신이 건축가로 활동하던 시절의 업적을 소개했다. 이 외에도 오 구청장은 가수 김용임의 ‘부초 같은 인생’을 부르기도 했다. 또한 무항생제 고기를 먹는 자신의 식단과 화장실 방수 방법 등을 강연했다. 이날 행사는 1강 오태원 구청장의 일대기, 2강 구청장 건강 관리 비법 순으로 진행됐다.
한 공무원은 “지난 3년 행정을 설명하는 자리보다는 구청장 홍보 강연회였다”며 “객석이 비면 안 된다는 압박감도 받아 단체에 참석을 독려하는 등 업무 외적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말했다.
이는 부산의 다른 지자체가 구청장 취임 3주년 행사를 치르지 않거나 약식으로 진행한 것과 대조된다.
북구의회에서는 내년 선거를 의식한 일종의 ‘정치쇼’라는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임성배 의원은 “지난 3년간 구정을 되돌아보고 이후 1년을 어떻게 하겠다는 식의 내용은 부족하고 뜬금없이 개인사를 이야기하고 노래를 부르는 것은 사실상 내년 선거를 염두에 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북구청은 올해 동 순방을 하지 못하는 등 주민과 소통할 기회가 적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선거법 위반 사항이 없었다는 것을 인증받았다고 강조했다.
오 구청장은 “내가 부유하게 자랐다는 오해가 있는 거 같아 유년 시절을 설명했을 뿐”이라며 “구청장으로서 성과도 설명하지 않았기에 선거를 대비한 행사라고 말하는 것은 과한 지적”이라고 반박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