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카타르항공, 보잉 160여대 주문…총 2000억달러 규모"
중동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카타르항공이 미국 보잉사의 항공기 160여대를 주문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A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순방 이틀째인 이날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에미르)와 정상회담한 뒤 바드르 무함마드 알미르 카타르항공 최고경영자(CEO)와 켈리 오트버그 보잉 CEO의 서명식을 지켜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0억달러(0 billion·약 280조원)가 넘지만, 제트기 구매 규모는 160억 달러"라면서 "정말 대단하고, 기록적인 수치다. 보잉에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보잉 CEO가 자신에게 "보잉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제트기 주문"이라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계약에 포함된 항공기 기종이나 거래 형태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두 정상은 경제·방위 분야 여러 협정에 서명했으며 MQ-9B 군용 드론 관련 계약도 체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셰이크 타밈 군주를 "뛰어난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또 셰이크 타밈 군주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떠올리게 한다며 "키가 크고 잘생겼으며 매우 똑똑한 사람들"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에 대해선 "잘 될것 같다고 느낀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재집권 이후 첫 공식 해외 순방 일정으로 13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3개국을 잇달아 방문 중이다. 지난달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한 바 있지만 정상외교를 위해 미리 계획한 외국 방문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지난 1월 20일 백악관 복귀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이 수행하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은 현지에서 합류할 예정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이란의 핵무기 개발 우려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중동 방문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對)중동 정책 기조를 제시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백악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카타르 왕실로부터 보잉 747-8 기종으로 가격이 약 4억 달러(약 5598억원)에 달하는 이 항공기 선물을 받아 에어포스원으로 활용하겠다고 공식 확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 왕실이 선물한 항공기를 에어포스원으로 사용하려는 건 현 에어포스원이 30년 이상 운용돼 낡은 데다, 집권 1기 때 보잉과 계약한 2대의 747-8 항공기의 인도 예정 시기가 각각 2027년, 2028년으로 늦어졌기 때문이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