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아파트 관리비 비리 차단 법 개정 추진
한 아파트 우편함에 관리비 고지서가 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속보=아파트 관리비를 둘러싼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대의)의 ‘깜깜이 집행’ 관행과 비리 의혹(부산일보 5월 7일 자 1면 등 보도)이 제기되자 정부가 공동주택 관리비 비리를 막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법령 개정에 나선다. 외부 회계감사를 의무화하고 관리비 장부 허위 작성 시 형사처벌 강화하는 한편, 비리를 저지른 관리사무소장의 자격 박탈도 가능해진다.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다음달 중 발의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국토부는 앞서 지난 21일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9차 회의에서 공동주택 관리비 제도 개선 방안을 보고하고 입법 방침을 정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대의)와 관리사무소의 관리비 집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리와 부정행위를 차단하는 데 있다.
우선 외부 회계감사 예외 조항이 폐지된다. 현재는 입주자 동의를 받을 경우 외부 회계감사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앞으로는 해당 예외 규정을 삭제해 매년 의무적으로 회계감사를 받도록 한다.
일탈행위를 한 관리사무소장(주택관리사)에 대한 제재 수준도 크게 강화된다. 주택관리사가 공동주택 관리 관련 비리를 저질러 입주민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히거나 부당이득을 취한 경우 가장 높은 수위의 행정처분인 ‘자격취소’를 받게 된다.
관리비 관련 위반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수위도 높아진다. 회계 장부를 작성하지 않거나 허위로 작성하면 현행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된다.
입주민의 장부 열람·교부 요구를 거부할 경우엔 현행 ‘500만 원 이하 과태료’에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이 강화된다. 기존 과태료에서 형사처벌로 강화되는 격이다. 관리비 내역 제공 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 역시 기존 500만 원 이하에서 1000만 원 이하로 상향 조정된다.
입주민의 관리비 상승과 직결되는 문제로 꼽혀온 수의계약과 제한경쟁입찰 제도도 개선된다. 앞으로 수의계약 대상은 천재지변·안전사고 등 긴급 상황과 특정 기술이 필요한 경우 등으로 제한된다. 보험·공산품 등은 수의계약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존 청소·경비 용역 계약은 사업 수행 실적 등을 고려해 제한적으로만 수의계약을 허용한다.
국토부는 일부 입대의가 제한경쟁입찰 과정에서 과도한 제한 조건을 설정해 경쟁입찰 원칙이 훼손되고 관리비 상승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이어져왔다고 판단했다. 특히 악용 사례가 많았던 ‘기술능력’ 제한경쟁입찰의 경우 특허·신기술 적용 필요성에 대해 입주민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