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개방돼도 공급차질 장기화로 고유가 지속 전망”
호르무즈 봉쇄로 6월 국제유가 배럴당 160달러 전망
에경연 “내달 해협 봉쇄 종결시 유가 8월 이후 정상화”
“LNG 도입단가는 10월 최고치 후 점진적 안정화”
하나증권 "6월 해협 개방돼도 하반기 내내 고유가"
하반기 WTI, 70∼95달러서 서서히 하락 전망
지난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 '주주엔(Zouzou N)호'가 지난 13일 울산시 울주군 온산 앞바다에서 해상 원유하역시설인 부이를 통해 에쓰오일에 원유를 하역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미국과 이란간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중동전쟁 여파로 장기간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이 내달 개방되더라도 올해는 유가가 쉽게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하 에경연)은 25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천연가스 도입 가격 전망’ 보고서에서 6월 말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종결될 경우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6월에 배럴당 160달러로 최고점을 찍고 8월 95달러, 4분기(10~12월) 83달러로 점전적으로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두바이유 평균가격이 배럴당 70달러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4분기도 여전히 높은 가격이 점쳐진다.
에경연은 6월 말 호르무즈 해협 봉쇄 종결로 통항 재개 시 역내 공급 지연 요인(역내 설비 재가동, 대기 물량 출회, 기뢰 제거 등)의 점진적 해소를 통해 오는 8월부터나 정상 통항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정상 통항 이전까지 공급 차질에 따른 지속적 재고 소진으로 7월 말 기준 글로벌 재고는 72억 600만 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일 재고 부족분은 5월 940만 배럴, 6월 940만 배럴, 통항 재개 이후 7월은 38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르무즈 봉쇄에 따른 원유 수급 차질로 지난 3월 이후 글로벌 석유 재고가 지속적으로 소진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 기준 글로벌 석유재고는 7900만 배럴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지난 3월과 4월 석유 재고는 각각 1억 2900만 배럴, 1억 1700만 배럴 감소했다.
LNG 가격 압박도 심화할 전망이다. 에경연은 6월 말 호르무즈 해협 봉쇄 종결을 가정할 경우 국내 LNG 도입단가는 오는 10월 최고치 상승 이후 점진적 안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LNG 도입단가는 오는 10월 MMBtu(백만BTU)당 13.4~16.1달러 수준으로 뛰었다가, 연말에는 12.2~14.6 달러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연말에도 전년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 예상된다.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25일 보고서에서 "현재 유가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위험 프리미엄과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방 압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국면"이라며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가 성사되면 위험 프리미엄은 단숨에 줄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당 85∼90달러 내외까지 낮아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공급 차질로 인한 유가 상승분은 서서히 안정돼 (올해) 하반기 내내 고유가 국면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전 연구원은 "현재 산유국의 4월 생산 차질 물량은 일일 1050만 배럴로 예상보다 크고, 저장공간 부족으로 이달(5월)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가동 중단된 유전의 생산 재개까지 걸릴 시간을 고려하면 중동의 원유 생산량은 하반기에야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전 연구원은 또 "전쟁으로 인한 원유 공급 타격이 제한적인 미국조차 이달 들어 전략비축유 방출 속도가 빨라졌다"며 "공급 부족은 2분기(4~6월)에 가장 극대화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석유 재고는 올 9∼10월까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종전 이후에도 원유 공급이 바로 늘어날 수 없어 비축된 재고가 활용되는 기간에는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전 연구원은 하반기 WTI가 배럴당 70∼95달러에서 서서히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보고서를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이 6월까지도 개방되지 않으면 유가가 단기적으로 20달러 더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