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김해공공의료원…2032년 준공도 불투명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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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경남도, 진료권 범위 논의
‘밀양시’ 포함 여부 보완 검토 중
기부채납 부지확보 계획도 ‘비상’
지연되면 의료 공백 장기화 우려
김해시장 후보 토론서 논제 부상

박완수 경남지사는 2023년 12월 김해시 관동동에서 열린 ‘도민공감 소통 간담회’에서 “김해 공공의료원을 도립으로 짓겠다”고 발표했다. 이경민 기자 박완수 경남지사는 2023년 12월 김해시 관동동에서 열린 ‘도민공감 소통 간담회’에서 “김해 공공의료원을 도립으로 짓겠다”고 발표했다. 이경민 기자

경남도와 김해시가 지역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추진한 ‘도립 김해공공의료원’ 건립 사업이 산 넘어 산이다. 애초 김해시는 연내 재정경제부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목표로 삼았으나 부지확보 실패 가능성에다 수요 부족 논란까지 겹치면서 사업 표류 가능성이 커진다.

22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남도와 김해시는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에 300병상 규모의 김해공공의료원 건립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심뇌혈관 환자가 많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지역심뇌혈관센터와 응급의료센터를 핵심 시설로 구축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중앙정부와의 첫 협의 단계부터 난기류가 감지된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사업계획서를 검토 중이며, 경남도와 함께 의료원 진료권 분석을 논의하고 있다. 쟁점은 인구가 9만 8728명인 밀양시를 공공의료 부문 진료권에 포함할지, 제외할지 그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다.

인구 53만 명의 김해시만으로는 공공의료 수요가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보완책 검토로 풀이된다. 그러나 밀양시는 KTX 등을 통해 다른 지역 대형병원으로의 이동이 수월해 실제 의료원 이용 수요로 이어질지를 두고 심사가 까다로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도 관계자는 “정식 반려나 보완 요청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진료권 분석 과정에서 밀양을 포함하는 방안을 놓고 실무 논의를 진행 중인 것은 맞다”고 전했다.

더 큰 암초는 의료원 건물을 세울 부지확보 계획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김해시는 풍유일반물류단지 조성 사업의 시행사로부터 풍유동 일대 2만 3㎡의 부지를 기부채납 받아 의료원을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물류단지 면적의 절반 이상을 사용하기로 했던 ‘쿠팡’이 국내 사업장 축소를 이유로 최근 입주 계획을 철회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대기업 이탈로 금융권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중단되자, 시행사는 전체 사업비 2300억 원 중 1500억 원 자금 조달에 실패했다.

이에 경남도는 시행사 지정 취소를 위한 청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만약 물류단지 지정 고시 자체가 무효가 되면 해당 부지는 다시 사유지로 남게 되고 김해시는 의료원 부지를 처음부터 다시 구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처럼 사업이 좌초 위기에 몰리면서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김해시장 후보 간의 핵심 논제로 부상하며 정치권도 요동친다.

지난 20일 열린 MBC경남 TV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영두 후보는 “현 시장인 홍태용 후보가 지난 4년 임기 동안 부지조차 확정하지 못했고, 옛 백병원 부지마저 공동주택 용지로 변경해 의료 공백을 자초했다”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홍태용 후보는 “제2, 제3의 대안 부지가 준비돼 있으며 2032년까지 반드시 개원하겠다”고 반박했다. 의료원 건립 전 공백을 메우기 위해 김해중앙병원 재개원과 달빛어린이병원 확대를 대책으로 내놓으며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문제는 정치권 설전과는 별개로 최근 김해중앙병원 폐업 등으로 시민이 체감하는 의료 공백이 극에 달했다는 점이다. 부지확보 전략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데 다, 정부 수요 검증 문턱마저 높아지면서 시가 당초 계획했던 ‘2032년 준공’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2024~2025년 부지선정위원회를 열어 사업 후보지를 논의한 적이 있다. 서김해IC 인근 4곳 정도가 거론됐다”며 “아직은 기존 부지확보 여부와 사업계획서 보완 조치 여부를 확답할 수 없다. 향후 추이를 봐야 준공 시기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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