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군수 무소속 출마에 의령군수 삼파전 격돌 [PK 기초지자체 판세 분석]
[PK 기초지자체 판세 분석] 23. 경남 의령군
민주 손태영·국힘 강원덕 후보
무소속 오태완 군수 3선 도전
보수 텃밭에 현직 변수 가세
정무 능력이 판단 기준 될 듯
주민 2만 4500여 명. 경남에서 가장 적은 인구가 살고 있는 의령군의 선거판 열기가 대도시 못지않게 뜨겁다. 3파전 구도로 여당 후보는 힘 있는 정부의 뒷배를 안고 뛰며 야당 후보는 정통적 보수 우세 지역에서 표심을 끌어안기에 열중이다. 여기에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는 군수까지 무소속으로 출마표를 내며 ‘정당’ 대 ‘인물’ 대결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의령군수 출마자는 더불어민주당 손태영 전 경남도의원, 국민의힘 강원덕 의령체육회장, 무소속 오태완 군수 3명이 이름을 올렸다. 의령은 과거부터 진보 진영에서 한 번도 깃발을 꽂은 적 없는 지역으로 선거철마다 보수 정당의 공천 경쟁이 치열한 곳 중 하나다. 다만 보수 정당 후보가 나와도 무소속이 이기는 경우도 더러 있어 인물을 중시하는 경향도 보인다. 역대 제8·5·4·3회 지방선거에 무소속 후보가 보수 정당을 제치고 당선됐다.
민주당 역시 이 같은 지역 분위기를 인식하고 있는 터라 손 후보를 대표 주자로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손 후보는 애초 국민의힘 소속으로 활동해 왔으나 이번에 탈당, 민주당에 입당한 인물이다. 힘 있는 여당의 후보인 데다 기존 보수 성향의 지역민까지 끌어안을 수 있을 것으로 민주당은 기대한다. 손 후보는 그동안 의령에서 기초의원 4번, 도의원까지 지냈다.
정치 신인 강 후보는 참신함과 도덕성으로 승부를 낼 전략이다.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입후보가 올해 처음이면서 전과기록도 유일하게 0건이다. 게다가 지역 자체가 보수 선호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 정당의 비호를 받아 표심을 모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간 의령군수 선거에서 보수 정당 후보는 못 해도 득표율 42% 이상을 차지해 왔다.
오 후보는 직전까지 의령군수를 지내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해 상대적으로 인지도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편이다. 2021년 재보궐선거에서 44.33%로 당선, 2022년 지선에서는 무소속으로 47.36%를 득표해 재선에 성공했다. 올해가 3선 도전이다.
다만 지난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국민의힘 공천을 받지 못했다. 성 비위 사건이 불거져 자당 당헌·당규상 공천 제한을 받았다. 오 후보는 2021년 6월 군수 재임 시절 의령군 한 식당에서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다 한 여성 기자의 손을 잡고 성희롱성 발언한 혐의(강제 추행)로 기소돼 벌금 1000만 원을 확정했다.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 선거 과정에서 오 후보가 국민의힘 공천을 확정했지만 다른 예비후보들이 반발해 ‘공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결국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오 후보는 “당에 부담을 남기기보다 오롯이 군민의 선택과 평가를 먼저 받겠다”며 탈당 이유를 밝혔다.
보수 텃밭에서 여야 후보가 정당 조직력과 개인 역량을 동시에 발휘하고 있으나 무소속 현직의 기세 또한 만만찮아 선거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모든 후보가 지역 현안인 남북 6축 고속도로 의령 연장과 농어총기본소득 도입 등을 약속한 상황이라 정책의 방향보다 정무 능력이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짐작된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오 후보는 사법 처벌에 자질 논란이 있고, 손 후보는 정당을 바꿔 ‘정치 철새’ 이미지가 생겼다. 강 후보도 인지도가 낮아 문제”라며 “남은 기간 (약점에 대한) 출구전략 마련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