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외버스 컨테이너 정류소,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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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남도 책임 떠넘기기에 불편 가중
적극 행정으로 정책 전면 재정비하길

17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시외버스정류소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17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시외버스정류소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지난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364만 명으로 공식 집계 이후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 부산의 거리는 유럽과 동남아, 중국 등에서 찾은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국내 관광객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부산은 명실상부한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다시 찾고 싶은 부산’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반 시설 정비도 필요하다. 그중 가장 시급한 것은 시외버스 교통 인프라라는 지적이다. 시외버스는 부산과 다른 도시를 촘촘하게 연결하는 실핏줄 역할을 한다. 하지만 관광객이 즐겨 찾는 해운대의 경우 아직까지 컨테이너로 된 시외버스정류소를 운용한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부산의 관문인 시외버스 정류소들이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해운대시외버스정류소의 경우 컨테이너 가건물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가건물엔 승객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변변한 편의 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부산 관광 1번지로 꼽히는 해운대의 모습이라고 믿기 어려운 지경이다. 이 터미널은 부산에 숙소를 정한 뒤 울산과 대구, 경주 등 인접 도시를 관광하려는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들도 다수 이용한다. 이 정류장 운영 업체는 부지 임차 계약 만료로 지난달 인근 아파트 상가로 이전을 추진했지만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부산시가 앞장서 하루빨리 현명한 해결책을 찾기 바란다.

문제는 부산시와 경남도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시는 여객자동차법상 시외버스 운영 관련 인허가권이 경남도 등 인접 도지사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남도는 “정류소 이전은 의견 조회를 거치는 등 부산시와 충분히 협의하기 때문에 사실상 부산시 관할”이라고 말했다. 시외버스 정책이 사실상 행정 사각지대에 방치됐다는 비난을 사는 것도 이런 이유다. 더욱이 2001년 동래구에서 금정구 노포동으로 옮긴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은 접근성이 떨어져 25년째 부산 시외버스 거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부산시가 여전히 법적 권한 유무만 따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해운대시외버스정류소와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의 실태는 부산시가 시외버스 인프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여실하게 드러낸다. 민간이 운영하더라도 시외버스는 공공재적인 성격이 강하다. 관광객과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면 시가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는 것이 마땅하다. 더욱이 사실상 터미널 역할을 하는 해운대시외버스정류소를 컨테이너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글로벌 허브도시와 관광도시 도약을 꿈꾸는 부산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친다. 지금은 부산의 기존 시외버스 인프라 정책을 철저하게 점검할 시점이다. 부산시가 해운대권 거점 조성과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의 역할 재설정 등을 서둘러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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