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는 여유가 필요하다 [질병과 건강 이야기]
김윤진 송정가정의학과 원장, 전 부산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클립아트코리아
주말에 해운대에서 모래축제가 열렸다. 사람들이 모여 떠들썩하게 즐기고 있었다. 좋은 봄날이었다.
봄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지만 진료실에는 다른 모습이 있다. 봄만 되면 고생하는 환자가 온다. 꽃가루 때문에 고생하는 알레르기성 비염환자이다. 멈추지 않는 콧물과 참을 수 없는 재채기 때문에 힘들어 한다.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피부병도 많이 생긴다. 벌레에 물리거나 식물에 접촉해서 생긴 두드러기나 피부 발적으로 오는 환자도 있다. 증상이 천천히 나타나기도 하지만 즉각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심하면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벌레에 물릴 위험이 있거나 피부 접촉의 우려가 있는 숲을 걸을 때는 팔이 덮히는 두터운 옷을 입어야 한다.
알레르기성 질환이 매년 같은 양상으로 반복하는데 비하여 최근에는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는 질병이 있다.
첫째는 감기인데 5월에도 여전히 기승을 부린다.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는데도 환자가 줄지 않는다. 주로 가래, 기침, 콧물, 인후통 등을 호소하는데, 콧물이 줄줄 흐르는 환자, 목이 간질간질한 환자도 있다.
어떤 환자는 기침이 너무 심해서 한 잠도 못 잔다. 약을 복용하면 기침이 줄어 들기는 하지만 잘 낫지 않는다. 그런데 의외로 몸살이나 근육통 같은 전신 증상은 심하지 않은 환자가 많다. 최근 수년 사이에 감기의 임상 양상이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 병독성이 약해져 증상은 가벼워졌지만 질병이 오래 가고 잘 낫지 않는다.
둘째는 최근 대상포진 환자가 많아진 것이다. 대상포진은 어느날 갑자기 몸의 한 쪽에 통증이 있는 물집이 돌발적으로 생기면서 시작된다. 피부병인데 많이 아프다. 통증으로 입원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심하면 병이 낫고 나서도 오랫동안 통증이 지속된다. 어르신에게 많이 생기는데 최근 젊은 환자도 늘고 있다.
최근 감기가 오래가고, 포진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무리한 일정,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진다. 떨어진 면역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이 필수적인데 부족하다. 어르신이든 젊은 사람이든 항상 여유 체력을 남겨 놓아야 한다.
체력이 떨어지면 면역이 떨어지고 감염에 취약해진다. 감기나 대상포진 같은 질병에 쉽게 걸릴 수 있다. 봄철에 건강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충분한 면역력을 유지해야 한다. 일을 할 때는 항상 여분의 체력을 남겨야 한다. 과로했을 때는 충분히 휴식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빨리 해소해야 한다.
지금은 쾌적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기온과 습도가 완벽하다. 산과 바다가 가까이 있는 부산은 여건이 좋다. 산이 많아서 쉽게 숲길에 들어설 수 있고, 곳곳에 해변로가 있다. 숲길을 걸으면서 해변을 걸으면서 건강을 지키고 봄을 여유있게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