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감압술 우선, 최소 상처로 정상조직 보존” [허리수술 후유증 줄이려면]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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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못 고정 유합술, 주변 마디 퇴행
인접마디 증후군 유발로 통증 재발
내시경 이용 최소침습 감압술 선호
환자상태 정확한 진단이 가장 중요
골다공증 관리 못하면 척추 불안정
허리 숙이는 자세 최대한 줄여야

척추 유합술 수술을 받은 후에 허리 숙이는 자세를 많이 하면 ‘인접마디 증후군’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사진은 명지오션척병원 박도영 병원장이 척추관협착증 수술을 하고 있는 장면. 명지오션척병원 제공 척추 유합술 수술을 받은 후에 허리 숙이는 자세를 많이 하면 ‘인접마디 증후군’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사진은 명지오션척병원 박도영 병원장이 척추관협착증 수술을 하고 있는 장면. 명지오션척병원 제공

허리 디스크라 불리는 추간판탈출증과 노년층에서 흔한 척추관협착증은 대표적인 척추 질환이다. 허리 통증이 심해지면 일상생활이 어려워지지만 대개는 약물이나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 거의 대부분 해결된다.

실제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요통 환자의 5% 미만이다. 6주 이상의 적극적인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심한 신경압박으로 사지마비와 대소변 장애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 최후의 수단으로 수술을 검토해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수술을 받은 후에도 여전히 허리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원하던 대로 허리 통증이 말끔히 사라진 환자들도 있지만, 수술을 했음에도 통증을 안고 사는 환자들도 생긴다. 수술 주변 부위가 아픈 인접마디 증후군이나 척추수술 실패증후군 등의 후유증을 줄이려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인접마디 증후군과 수술 실패증후군

허리 수술로 통증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다가 수 년이 지난후에 다시 아프다는 환자가 더러 있다. 핀으로 고정하는 척추 유합술을 받은 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 수술로 고정된 마디 주변의 척추가 변성되거나 협착을 일으키는 ‘인접마디 증후군’ 때문이다.

수술로 척추의 마디를 고정시켜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대신에 그 위아래 마디가 과도하게 움직이게 된다. 인접마디에 생기는 퇴행은 일상생활 중에 허리를 반복적으로 숙이는 행위를 하면서 나타난다. 수술된 부위는 움직임이 없는데 위아래쪽 마디는 굽히는 동작이 잦아지면서 퇴행 변화가 가속된다.

명지오션척병원 박도영 병원장은 “이런 후유증을 줄이려면 수술법을 선택하기 전에 환자에게 허리가 안좋아지는 이유, 즉 허리를 전방으로 숙이는 자세를 최대한 피할 것을 충분히 교육한 후에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접마디 증후군은 척추 유합술(후방유합술, 사측방유합술, 내시경 유합술)의 방식과 종류에 상관없이 발생한다. 논문에 따르면 증상이 없이 인접마디에 영상학적 퇴행만 보이는 경우가 30%,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10%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이중 5% 정도는 재수술이 필요하다.

척추수술을 받은 후에 불편함과 통증이 지속되거나,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더 악화됐다고 호소하는 경우를 척추수술 실패증후군이라고 한다. 인접마디 증후군도 크게는 척추수술 실패증후군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 진단이 잘못돼 엉뚱한 곳을 치료하거나 근본적인 치료를 하지 못할 때 생긴다.

■유합술보다는 감압술이 우선

유합술은 뼈의 정렬을 맞추기 위해 인공뼈를 넣고 핀으로 고정하는 치료법이다. 핀이나 나사못으로 척추를 단단히 고정하기 때문에 인접마디 증후군이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감압술은 좁아진 신경 통로를 넓히고 눌린 신경을 펴주어 통증을 줄이는 치료법이다. 척추 마디를 고정하지 않아도 되므로 인접마디 퇴행이나 추가 협착의 위험이 없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수술시간, 출혈, 나사고정의 문제를 고려하면 유합술을 피하는 것이 좋다. 최근의 국제 가이드라인과 임상현장에서는 불필요한 유합술을 줄이고 최소침습 감압술 위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박 병원장은 “굳이 척추를 고정 안해도 되는 환자까지 유합술을 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최근의 척추수술은 가능하면 유합술은 피하고 내시경을 이용한 감압술을 시행하는 것이 추세다. 최소침습 접근법으로 감압술을 진행하면 합병증을 줄이고 정상적 조직을 보존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또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분석해서 꼭 필요한 부분만 감압술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협착증 환자의 경우 뼈가 두꺼워진 골극이라던지, 황색인대가 두꺼워진 비후증, 오래된 디스크의 팽윤으로 인한 신경관 협착 등 각각의 경우에 맞는 원포인트 감압을 진행하면 정상조직을 보존하고 척추 불안정성도 해결된다.

그렇지만 유합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척추의 불안정성이 심한 경우가 그렇다. 척추전방전위증이나 심한 척추의 변형 또는 불안정성이 나타날 경우에는 유합술을 시행해야 한다.

■수술 후유증을 줄이려면 어떻게

수술 후에도 기대했던 증상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아 통증이 남아 있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이유는 아주 다양하다. 신경유착, 재발성 디스크, 수술 부위 불안정성, 신경 손상, 심리적 요인 등이다.

이런 후유증을 최대한 줄이려면 수술 전에 현재의 환자상태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 전에 환자의 증상과 MRI 영상이 정확히 일치하는지, 신경학적 이상은 없는지 등을 잘 따져 보아야 한다. 또 환자의 보행시 허리, 골반, 무릎의 각도와 허리를 숙일 때 벌어지는 뼈가 있는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충분한 재활과 생활습관의 교정도 중요하다. 인접마디 증후군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인 허리를 숙이는 습관을 가능하면 줄이는 것이다. 나사못으로 고정된 척추 위쪽에 퇴행변화가 오면서 인접마디 증후군이 나타나는데 전방 굴곡이 가장 안좋은 자세다.

박 병원장은 “허리를 숙이는 자세를 반복하면 통증이 재발하거나 척추 불안정성이 심해져 재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한 대학병원의 재활의학과 교수는 땅에 떨어진 돈도 허리를 굽혀 줍지 말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골다공증 관리가 안되면 나사못 유지가 어려워질 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무심코 허리를 숙이는 자세 이외에도 땅바닥에 앉기, 소파에 기대기, 말랑한 침대에 오래 누워있기 등도 피해야 한다. 푹신한 침대에 오래 누워 있으며 허리를 숙이는 자세와 같은 효과가 생기기 때문이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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