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5등급제’ 변별 위해 교과 대신 학종·논술 늘린다 [수도권 대학 수시모집 인원 살펴보니]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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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학년도 대입, 개편 체제 첫 적용
수도권 대학 학종 모집 1724명 증가
SKY 수능최저 없는 수시 비중 58%
정시도 10명 중 6명은 ‘학생부 반영’

2028학년도 대학입학전형의 핵심으로 변별력 확보가 떠오르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부산 동래구 동래고서 고3 학생들이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는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2028학년도 대학입학전형의 핵심으로 변별력 확보가 떠오르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부산 동래구 동래고서 고3 학생들이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는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2028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의 핵심은 ‘변별력 확보’다. 고교 내신 체제가 기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개편됨에 따라 상위권 변별이 어려워진 대학들이 내신 위주의 선발을 줄이는 대신,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논술, 그리고 정시 내신 반영을 확대하며 ‘학생부의 질적 가치’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로 인해 현재 고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를 대입 지형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과전형 줄이고 학종·논술 확대

12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28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의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수도권 대학들의 전형별 모집 인원 변화다. 전통적으로 내신 성적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던 학생부교과전형은 모집인원이 2만 7886명으로 전년 대비 333명 감소했다. 반면, 학생의 학교생활 전반을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4만 786명으로 무려 1724명이 늘었다. 한동안 축소세였던 논술전형 역시 1만 1443명으로 413명 증가하며 반등했다.

이러한 변화는 2028 대입 개편으로 도입되는 ‘내신 5등급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1등급 비율이 기존 4%에서 10%로 대폭 확대되면서, 대학 입장에서는 ‘올 1등급’ 학생이 속출해 변별력이 사라지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단순 등급 합산보다는 학생부 기재 내용을 꼼꼼히 살피는 ‘학종’이나 대학 자체 시험인 ‘논술’을 통해 우수 인재를 가려내겠다는 전략을 택했다.

특히 논술전형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수도권 수시모집 내 논술전형 비중은 2023학년도 10.7%에서 2028학년도 12.7%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한양대(+57명), 연세대(+49명), 아주대(+47명) 등이 규모를 키웠으며, 한양대(ERICA)는 203명 규모의 논술전형을 신설하며 이러한 흐름에 동참한다. 진학사 우연철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028학년도는 통합형 수능과 내신 5등급제가 동시에 적용되는 첫해로 대학 입장에서는 기존보다 학생 변별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인원 조정이 아니라 대학별 평가 요소를 강화하려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SKY, 정시서도 내신 본다

최상위권 대학으로 분류되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SKY)의 입시 판도도 크게 변한다. 가장 큰 변화는 수시 모집에서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 폐지다.

12일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2028학년도 SKY 대학 수시 일반전형에서 수능 최저 기준 없이 선발하는 인원은 4132명(57.8%)에 달한다. 2027학년도(40.1%)와 비교하면 1년 만에 약 17%포인트가 증가한 수치다. 서울대는 수시 전원(2313명)을 수능 최저 기준 없이 선발한다. 고려대도 수시 모집 인원의 절반 이상인 1258명(50.7%)을 수능 최저 없이 뽑는다. 이는 전년(23.0%)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파격적인 행보다. 연세대 역시 수능 최저 미적용 비중이 23.9%로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상당한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수능 성적 100%로 선발하던 정시 모집에서도 학생부의 영향력은 막강해졌다. SKY 정시 선발 인원 10명 중 6명 이상(62.3%)은 내신과 출결 등 학생부 평가가 합격의 당락을 가르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대는 정시 인원의 85.1%, 연세대는 85.2%에 학생부를 반영하며, 특히 서울대와 연세대는 단순 점수가 아닌 ‘교과역량’을 정성평가 방식으로 반영해 학교생활 충실도를 정밀하게 들여다볼 계획이다.

■더 중요해진 상위권 교과 심화

전문가들은 상위권 학생들의 대입 계획은 내신 등급보다, 그 등급을 받기 위해 어떤 과목을 선택하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이에 따라 부산 지역 일선 고교에서도 변화가 요구된다. 단순히 시험 점수만 잘 나오는 학생이 아니라, 탐구 보고서나 발표, 토론 등을 통해 전공 적합성을 드러낼 수 있는 점을 찾아야 하는 셈이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2028학년도 대압에서 최상위권 수험생은 학생부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특히 학생부는 정성평가가 반영되는 경우가 많아 내신이 좋더라도 당락 예측이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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