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 떠나기 싫어요”… 따오기, 철새 아닌 텃새로 정착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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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11회 따오기 야생 방사 행사
440마리 방사…우포늪 주변에 서식


13일 오전 우포따오기복원센터 방사훈련장에 머물고 있는 따오기. 창녕군 제공 13일 오전 우포따오기복원센터 방사훈련장에 머물고 있는 따오기. 창녕군 제공

6일 개최된 ‘제11회 우포따오기 야생방사’ 행사. 창녕군 제공 6일 개최된 ‘제11회 우포따오기 야생방사’ 행사. 창녕군 제공

“우리(케이지)를 떠나기 싫어요, 우포늪을 비롯한 한반도를 떠나기는 더욱 싫어요.”

경남 창녕 우포늪에 방사된 따오기가 더 이상 철새가 아닌 텃새로 자리 잡고 있다. 계절에 따라 이동하던 습성을 버리고 우포늪과 인근 화왕산, 농경지를 중심으로 생활권을 형성하며 안정적인 정착을 이어가고 있다.

창녕군은 지난 6일 오후 우포따오기복원센터 야생방사장에서 ‘제11회 우포따오기 야생방사’ 행사를 열고 따오기 50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이날 15마리는 유도 방사하고, 나머지 35마리는 연방사(軟放飼·soft release) 방식으로 문을 열어둔 채 스스로 나가도록 했다. 그러나 연방사한 일부 따오기는 최근까지 방사훈련장을 떠나지 않고 사육장에 머문 것으로 관찰됐다. 방사한 지 여드레가 지난 13일까지도 1마리가 사육장에 머물고 있다.

연방사는 따오기가 사육장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먹이 활동을 하다가 스스로 자연으로 나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떠나지 않는 이유는 사육장에 제공된 풍부한 먹이와 익숙해진 생활습관 때문으로 추정된다. 올해 방사된 따오기는 지름 70m 규모의 타원형 방사훈련장에서 비행 훈련, 대인 적응 훈련, 미꾸라지 사냥 등 야생 생존 훈련을 마친 건강한 개체들이다. 이 중 20마리에는 GPS 위치 추적기를 부착해 이동 경로와 생존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13일 현재 모두 우포늪 인근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9년부터 방사된 따오기는 대부분 우포늪 일대에 살고 있지만 부산·대구·경기도 시흥·강원도 강릉·전북 남원 등에서도 목격됐다. 따오기는 원래 철새였으나, 우포늪 방사 이후 풍부한 먹이와 안정된 서식 환경 덕분에 텃새화된 상태다. 하지만 야생 따오기 생존율은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오기에 부착된 위치 추적기 파손이나 배터리 소진, 천적에 의한 사망 등으로 생존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야생 방사가 이뤄진 지 8년이 지났지만 일본이나 중국 등 해외에서 목격된 사례는 없다는 게 복원센터 측 설명이다. 또한 우리나라보다 일찍 따오기 복원에 나선 중국과 일본에서 방사한 따오기가 국내에서 발견된 사례도 없다. 일본 역시 사도섬에서 우포늪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복원에 성공했으며, 방사 후 3년 생존율은 평균 40% 수준으로 집계됐다.

창녕군의 따오기 복원 사업은 2008년 중국에서 들여온 ‘양저우’와 ‘룽팅’ 한 쌍으로 시작됐다. 이후 꾸준한 증식을 통해 현재 개체 수는 700마리에 달한다. 2019년 첫 방사를 시작으로 매년 40~80마리를 야생에 방사했다. 올해로 11회를 맞아 지금까지 440마리를 방사했으며, 지난해에는 방사 6년 만에 ‘야생 태생’으로 부화한 따오기들의 3세대 번식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따오기복원센터 관계자는 “따오기가 이제는 철새가 아닌 텃새로서 창녕을 대표하는 생태 자산이 됐다”며 “앞으로도 완전한 자립을 위해 지속적인 관리와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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