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마산만 돌아왔던 잘피, 다시 자취 감췄다
고수온 영향 추정 군락 훼손 확인
전문가 “모니터링 등 관심 중요”
위 사진은 2023년 확인된 경남 창원시 돝섬 조하대 잘피 군락 모습. 아래는 최근 사진으로 잘피 군락이 사라진 사실이 확인된다. 마산만민관산학협의회 제공
경남 창원 마산만에 자생하는 잘피 군락이 고수온 영향으로 크게 훼손된 사실이 확인됐다.
12일 마산만 특별관리해역 민관산학협의회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돝섬 조하대(간조 때도 물이 빠지지 않는 지대)에 서식하는 잘피 군락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앞서 2020년 돝섬에서 잘피 일종인 ‘거머리말’이 서식하는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군락은 크게 1, 2구역으로 나뉘었다. 1구역만도 250cm×80cm 면적으로 군락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현재 군락은 사라지고 몇 가닥만 겨우 남은 모습이다.
바다 속씨식물인 잘피는 국제사회가 탄소 흡수원으로 주목하는, 이른바 ‘블루카본’ 일종이다. 블루카본은 연안에 서식하는 식물 생태계가 저장한 탄소를 뜻한다. 육상 생태계보다 최대 50배 이상 탄소를 흡수해 기후 위기 완화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특히 내만인 마산만은 산업화와 잦은 매립으로 수질이 나빠져 일찍이 잘피가 사라졌다. 30여 년 만에 잘피가 다시 자생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마산만이 부활했다는 평가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마산만민관산학협의회 이성진 사무국장은 “원래는 군락 형태를 띠었는데, 지금은 발견하기 쉽지 않은 정도로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마산만 잘피 군락 훼손은 고수온 현상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 사무국장은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다른 해역에서도 잘피 자생이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수온이 훼손 원인이라면 당장은 손대기 쉽지 않기에 우선은 잘피 자생 현황을 파악하고 조사를 벌인 다음 이식 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블루카본 생태계는 매년 80만ha 규모 연안습지가 소실되는 등 지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세계적으로도 약 50% 이상 생육지가 사라진 것으로 추산된다.
이태일 에코피스아시아 사무처장은 “잘피 생존율을 높이려면 이식도 고민할 필요가 있는데, 그러려면 과거 자생했던 지역은 어디인지 등 기록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에코피스아시아는 환경 전문 비정부 간 국제 조직으로 잘피 숲 조성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태일 사무처장은 “사업 과정에 조성한 잘피 숲은 3개월에 한 번, 3년 동안 모니터링을 벌이고 있다”며 꾸준한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성진 사무국장도 “당장은 잘피 자생 현황 등 정보를 파악하는 작업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