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환경 연구 'AI 무인선' 만든다
KIMST, 개발·실증 용역 발주
환경규범 강화, 핵심 대응 기대
북극항로 환경 영향을 정밀 평가하기 위한 AI 무인 연구선 개발이 시작됐다. 사진은 기존의 유인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부산일보DB
극한의 북극 환경에서 기상과 환경영향 정보를 수집·평가할 무인 AI 연구선 개발이 본격화된다. 수집된 데이터는 북극항로의 안전 운항은 물론, 강화되는 국제 환경 규범 대응에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은 최근 ‘북극항로 환경영향평가용 AI 연구선 개발 및 실증 운용 사업(R&D)’ 추진을 위한 기획연구 용역을 발주했다고 11일 밝혔다. 해당 용역은 국가 R&D 사업으로 무인 AI 연구선 건조하기 위한 사전 기획연구 격이다. 올해 기획연구를 마치고 2028년에 본 사업이 착수되면, 실제 연구선의 건조는 사업 진행 후 4~5년 뒤인 2033년 전후에 이뤄질 전망이다.
북극항로 활성화를 위해서는 선박 운항이 극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항로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기초 자료일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엄격한 환경 규제와 영향 평가를 통과하기 위한 객관적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유인 쇄빙 연구선은 막대한 건조·운용 비용이 소요되고, 극한의 기상 조건 탓에 연간 가동률은 10% 내외에 머물러 데이터 수집의 연속성이 떨어진다. 이런 탓에 무인 AI 연구선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KIMST는 기존 연구선의 한계를 극복하고 북극의 각종 환경 정보를 손쉽게 수집할 수 있는 AI 기술이 접목된 무인 선박 개발에 나섰다. 200~500t 규모의 소형 수상정으로, 사람 탑승을 위한 공간이나 강력한 쇄빙 기능 대신에 내빙 성능을 갖추고, 한 번 출항 시 6개월에서 최대 12개월까지 장기간 운용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무인 AI 연구선의 핵심 기술은 다양한 정보를 융합해 분석 정확도를 높이는 ‘멀티모달(Multi-modal) 센서 플랫폼’에 있다. 이는 영상, 레이더, 적외선 카메라, 수온 정보 등 여러 센서의 정보를 통해 위성이나 부이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고해상도 관측 공백을 메울 수 있다.
항로 운항 전·중·후의 시간 흐름에 따라 환경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선박 운항이 북극 환경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비교·평가하는 것이 핵심 임무다. 무인 AI 연구선은 기존의 북극해 쇄빙 연구선인 아라온호와는 달리 북극의 환경 영향만을 평가하게 된다.
KIMST는 무인 AI 연구선을 통한 정보가 안전한 북극항로 상업 운항을 위해 제공되며, 대형 해양 사고를 예방하고, 데이터 공유를 통해 북극권 국가들과의 과학 외교 기반을 다지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IMST 해양 R&D실 관계자는 “현재 국제사회는 공해상 자원 개발뿐만 아니라 선박 운항 등 바다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에 대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사후에 엄격히 분석하고 입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연구선은 선박 운항이 북극해 환경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입증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