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채납’ 김해 공공의료원 부지 확보 물거품 위기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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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유물류단지 시행사 PF 실패
도, ‘사업자 지정 취소’ 가능성
의료원 건립도 원점 회귀 우려
지선 후보 공약으로 쟁점 부상

경남 김해시 풍유일반물류단지 사업예정지인 풍유동 179번지 일대 모습. 이경민 기자 경남 김해시 풍유일반물류단지 사업예정지인 풍유동 179번지 일대 모습. 이경민 기자

경남 김해시 핵심 현안인 경남도립 김해공공의료원 건립이 사실상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의료원 부지 기부채납을 전제로 진행되던 풍유일반물류단지 조성 사업이 시행사 자금난으로 무산 수순을 밟게 되면서 부지 확보 계획도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11일 김해시에 따르면 경남도는 풍유일반물류단지 사업시행자인 케이앤파트너스(주)의 사업자 지정 취소를 위한 청문 절차에 돌입한다. 시행사가 사업비 확보 기한을 수차례 어긴 데다 향후 사업 추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위기는 핵심 입주 예정 기업이었던 쿠팡이 이탈한 데서 비롯됐다. 물류단지 면적의 절반 이상을 사용하기로 했던 쿠팡이 최근 국내 사업장 축소를 이유로 입주 계획을 철회하자 금융권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전면 중단됐다.

시행사 측은 “전체 사업비 2300억 원 중 15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려고 했으나 지난 2월 쿠팡 사태 이후 대체 기업을 찾지 못해 대출에 최종 실패했다”며 “빠져나간 대기업 자리를 메우려면 중견기업 3~4곳을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남도로부터 지난달 말까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자 지정을 취소하겠다는 공문은 먼저 받았다. 아직 공식적으로 청문회를 검토한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도립 김해공공의료원 건립 계획이 풍유물류단지 사업과 하나로 엮여 있다는 점이다. 김해시는 사업지인 풍유동 171번지 일대 32만 3490㎡ 중 2만 3㎡ 부지를 시행사로부터 무상으로 받아 의료원을 짓겠다는 방침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연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목표로 행정 절차를 밟아왔다.

하지만 경남도가 시행사 지정을 취소하면 기부채납 약속은 효력을 잃게 돼 파장이 예상된다. 물류단지 지정 고시 자체가 무효가 되면 해당 부지는 다시 사유지로 남게 되고 김해시는 의료원 부지를 처음부터 다시 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시가 예상한 2032년 준공은 물론 현재 진행 중인 중앙 정부와의 협의도 전면 수정해야 한다.

지역 의료 현실이 열악한 때에 공공의료원 건립까지 부지 확보 단계에서 좌초될 위기에 놓이면서 시민 우려도 커진다. 김해시는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2.1명으로 경남 평균 2.6명을 밑돈다. 지역 최대 종합병원이었던 중앙병원도 최근 폐업해 의료 공백이 심화한 상태다.

김해시는 그동안 물류단지 사업이 지연되더라도 공구 분할 등의 대안을 통해 의료원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민간사업자의 기부에만 의존했던 부지 확보 전략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점쳐지자, 지자체의 안일한 행정력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공의료원 건립 사업이 존폐기로에 서면서 다가오는 다음 달 지방선거에서도 이 문제는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후보들 간 책임 공방은 물론 새로운 부지 선정과 재원 마련 대책을 요구하는 지역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김해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경남도의 청문 절차와 시행사 자구책 마련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사업권 취소가 현실화할 경우에 대비해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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