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함안·거창군수 공천 ‘안갯속’
당원명부 유출 관련 의혹 제기
法 경선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국민의힘 함안·거창 공천 중지
중앙당서 전략공천 추진 예측
국민의힘 경남도당. 부산일보DB
국민의힘 함안·거창군수 후보 공천이 파행을 겪고 있다. 경선 탈락자들이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등을 제기하며 후보 선출 효력을 멈춰달라는 요청을 법원에서 받아들이면서 사실상 공천이 무효화 됐다. 본 후보 등록을 목전에 두고 새판을 짜야 할 처지여서 해당 지역 정가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5일 창원지법 민사21부(부장판사 장수영)는 지난 4일 국민의힘 함안군수와 거창군수 경선에 출마했던 예비후보들이 낸 가처분을 모두 인용했다. 이로 국민의힘 함안군수 조영제, 거창군수 구인모 후보에 대한 공천 효력은 정지됐다.
먼저 함안에서는 이성용·이보명 전 예비후보가 조 후보 측에서 당원명부 사전에 입수해 다른 후보들보다 선거운동을 일찍이 시작하며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가처분을 신청했다. 국민의힘 함안군당원협의회가 지난해 10월께 신규 당원을 모집해 확보한 입당 원서를 조 후보 측이 지난 1월부터 선거운동에 활용했다는 의혹이다.
재판부는 “당원명부 유출 규모가 책임 당원 수 대비 상당하다”면서 “그럼에도 국민의힘 경남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고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선의 심사 기준이나 절차에 관한 당규와 규정을 위반해 기본 원칙을 형해화하고 본질을 침해할 정도로 객관적 합리성과 타당성을 현저히 잃은 행위”라고 지적했다.
조영제 후보 측은 해당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조 후보 캠프 관계자는 “당원명부를 일체 받은 적이 없고 그런 내용조차 모른다는 사실확인서를 도당에 제출했다”면서 “반론을 제기할 기회도 없이 법원에서 일방적인 주장을 수용한 것에 아쉽고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국민의힘 함안군수 이성용 전 예비후보가 경남도당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비슷한 시기 거창에서는 이홍기·최기봉 전 예비후보가 재경선 추진에 불복해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출했다. 앞서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이들 2명이 당원명부 유출 의혹에 연루됐다며 컷오프(경선 배제) 조처했다. 애초 거창군수 경선은 4인 체제로 진행됐으나 2명이 빠지면서 재경선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지역구 당협협의회 위원장인 신성범(산청·함양·거창·합천) 국회의원도 정치적 혼란이 예상되는 사안에 법원의 가처분 결과를 내놓기 전까진 재경선 결과 발표를 미뤄 달라고 도당에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남도당 공관위는 재경선을 거쳐 공천자를 확정했다.
이에 재판부는 “당원명부 유출에 관한 정황을 충분히 조사하지 않은 채 재경선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대로 공천 후속 절차가 이어진다면 후보자로 공천받을 자격을 잃는 손해를 입게 된다”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구 후보 측은 “구인모 군수는 당원명부 유출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서 아쉽다. 그동안 있었던 일을 정리해 중앙당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 일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된다. 중앙당에서 하루빨리 결정을 내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함안·거창군수 공천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할 상황이다. 당장에 법적인 하자를 다듬은 후 기존 함안·거창 각각 4자 경선을 다시 추진할 수도 있다. 다만 본 후보 등록일이 오는 14~15일로, 열흘 남짓한 짧은 기간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재경선이 어렵다는 판단이 나오면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개입할 여지도 있다. 정당에서 아예 무공천은 부담스러워 전략공천을 통한 후보 선출이 조심스레 예측된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현재 별다른 입장 표명은 없는 상태다. 지역 정가에서는 지난 4일 오후 국민의힘 경남도당 공천심사위원회가 열려 법원 가처분 결정문을 분석했으며 현재 중앙당과 함께 함안·거창군수 공천 방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