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적정량보다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핵심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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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의 시대 '도파민 활용법'

의욕 등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
과하면 환청이나 망상 증상 나타나
부족하면 파킨슨·ADHD 등 유발
중독물질·행동이 뇌 보상회로 왜곡
조절음주는 착각, 의학적 도움 필요
새로운 도전 등 건강한 대안 추천

도파민은 과해도 탈이고 부족해도 문제다.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면서 긍정적인 보상회로가 작동하게 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클립아트코리아 도파민은 과해도 탈이고 부족해도 문제다.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면서 긍정적인 보상회로가 작동하게 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클립아트코리아

도파민은 뇌의 신경전달물질로 의욕, 에너지, 동기부여 등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에 관여한다. 시험에 합격하거나 목표를 달성했을 때, 사랑을 하거나 새로운 경험을 할 때 흔히 도파민이 분비된다. 그외에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쇼핑 지름신이 강림할 때에도 비슷한 반응이 나타난다.

도파민은 이런 쾌감을 느낄 때 분비돼 쾌락을 증폭시킨다. 반복적으로 도파민의 보상 시스템에 자극되면 뇌는 더 큰 자극을 갈망하며 점점 자제력이 무너지게 된다. 결국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물질의 섭취나 행위를 지속하게 되면서 과도한 쾌락 추구로 인해 중독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도파민이 정작 부족하면 전두엽 기능이 저하돼 주의집중력과 작업 능력이 떨어진다. 삶의 의욕이 전반적으로 저하돼 무기력, 무의욕, 무감동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풍요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도파민이 과해도 탈이고 부족해도 문제다. 김해 한사랑병원 김진원 병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으로부터 도파민 불균형에서 유발되는 질환과 도파민 의존증에서 탈출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한사랑병원 김진원 병원장. 한사랑병원 제공 한사랑병원 김진원 병원장. 한사랑병원 제공

■도파민 과잉 또는 부족 때 생기는 질환

도파민은 보상과 학습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중독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도파민이 과도하게 활성화될 경우 대표적으로 조현병이 나타난다. 이는 환청이나 망상 등 현실 인식의 왜곡을 특징으로 한다.

도파민은 뇌에서 ‘이 정보가 중요하다’는 신호를 전달한다. 그러면 뇌의 변연계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외부 자극에도 아주 민감하게 반응한다. 예를 들면 길가던 사람의 가벼운 눈빛에도 괜히 시비를 걸거나, 스쳐 지나가는 소리에도 과민하게 반응을 하게 된다. 자신과 무관한 것도 과장해서 연관을 지으면서 피해망상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양극성 장애의 조증 상태에서도 도파민 증가가 관찰된다. 이는 과도한 자신감과 충동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알코올이나 게임 중독 역시 도파민 보상회로의 과자극으로 발생한다. 반복적인 자극을 통해 뇌가 강한 보상 패턴을 학습하면서 점점 더 큰 자극을 요구하면서 알코올이나 게임 중독에 빠지게 된다.

반대로 도파민이 부족한 경우에는 운동과 동기 저하 관련 질환이 주로 나타난다. 파킨슨병이 대표적인데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소실되면서 발생한다. 떨림과 운동 느림, 근육 경직 등의 증상을 보인다. 우울증에서는 도파민 감소로 인해 흥미와 동기가 저하되는 쾌감 상실 증상이 주요하게 나타난다.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역시 도파민 전달의 부족과 관련이 있다.

■왜곡된 뇌 보상회로 조절이 중요

뇌의 보상회로는 쾌락, 동기부여, 학습과 관련된 뇌의 핵심 메커니즘이다. 특정 자극에 반응해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고, 경험을 통해 행동을 강화시킨다. 뇌의 보상회로는 인간의 생존에 유리하도록 작동한다. 원시인이 겨울에 추위를 무릅쓰고 동굴에서 나와 사냥으로 먹이를 구했을 때 기분이 엄청 좋아진다면 이후에도 그런 행동을 계속하는 것도 같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보상회로는 그외에 어떤 물질이나 행위에 의해서도 활성화 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술과 마약과 같은 중독성 물질이다. 담배와 커피와 같은 기호식품도 도파민을 증가시키는 물질이다. 행위중독을 일으키는 것으로 도박, 게임, 쇼핑과 같은 행동이 포함된다. 일 중독, 성행위 중독도 여기에 해당된다. 결국 중독은 뇌의 보상회로를 왜곡시키는 과정인데 이런 자기 파괴적인 태도를 인식하게 하고 바꾸도록 돕는 것이 중독증 치료의 출발이다.

술을 마시게 되면 평소보다 5~10배의 도파민이 분비된다고 한다. 알코올 의존증의 경우 환자 스스로 앞으로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자기결심과 의지만으로는 극복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김 원장은 “술을 조절해서 조금만 마시면 중독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착각이다. 조절 음주는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라고 단언했다.

조절음주가 실패하는 이유는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TIQ, THC라는 대사물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TIQ는 음주충동을 증가시키고 THC는 음주조절 장애를 일으킨다. 그래서 알코올 의존증 환자는 전문병원에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최근에 보상회로를 차단시켜주는 항갈망제가 개발됐는데 약물치료와 함께 중독성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중독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도파민은 처음에 무언가를 즐기는 단계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점점 탐닉을 하게 되면서 중독에 이르면 ‘안하면 불안해서’ 하지 않을 수 없는 중독회로에 빠지게 된다.

쾌락 추구 욕구가 막 올라온다면 곧장 실행하지 않고 잠시 미뤘다가 사이사이에 틈을 둔다면 뇌의 ‘즉시 보상’ 경향을 누그러뜨릴 수가 있다. 김 원장은 “도파민은 많이 분비되어도, 부족해도 문제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도파민의 양이 어느 정도가 적당한 것인지 묻기보다는 도파민의 양을 어떤 방법으로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가를 묻는 것이 현명하다”라고 조언했다.

새로울 것도 없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도파민이 부족해 지루함과 답답함을 느낀다면 중독성 물질이나 행동 대신에 좀 더 건강한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하거나 명산을 찾거나 여행 계획을 세우다 본다면 긍정적인 보상회로가 작동할 수도 있다.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꺼내어 하나씩 실행하는 것도 지루함과 답답함에서 벗어나는 방법일 수 있다. 역사, 철학, 문학 같은 인문학을 공부하거나 생소한 언어학습에 도전하는 것도 시도해 볼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추천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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