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종목 맞히기보다 좋은 자산 나눠 담을 때"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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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점 부담에 개별주는 부담
대안으로 ETF·배당주 부각
변동성 방어 수단으로 인기
적립식·분산 배분 병행 권고

투자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와 꾸준한 현금 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배당주가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투자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와 꾸준한 현금 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배당주가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국내외 증시가 대내외 악재 속에서 연일 상상 최고치를 오르내리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은 깊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특정 종목을 골라 투자하기엔 변동성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시장이 대형 기술주 쏠림과 업종 순환매가 빠르게 전개되면서 종목 선택 난이도가 더 높아진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최근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와 꾸준한 현금 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배당주가 대안 투자처로 주목 받고 있다. ‘공격적 수익’보다는 ‘덜 잃으면서 버는 전략’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실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개별 성장주를 추격 매수하기보다 시장 전체 흐름에 올라타는 지수형 ETF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코스피200, 스탠다드푸어스(S&P) 500, 나스닥100 등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은 특정 종목 리스크를 줄이면서 장기 성장에 베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다.

업종형 ETF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방산, 전력 인프라 등 구조적 성장 산업을 통째로 담는 방식이다. 개별 기업 실적 쇼크나 밸류 부담을 피하면서 산업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는 구조다. 특정 종목을 선택할 경우 고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개별 기업 이슈 등으로 주가가 급락할 수 있는데 이를 방어할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고점 부담이 커질수록 ‘종목’보다 ‘배분’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어느 한 종목이 흔들려도 ETF는 분산 효과가 작동하는 만큼 변동성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높다.

최근에는 월배당 ETF도 자금 유입이 두드러진다. 금리 하락 기대가 커지며 예·적금 대안 성격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당 재원을 바탕으로 매달 분배금을 지급하는 구조여서 은퇴 준비 수요나 안정적 현금 흐름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고배당주 역시 재평가 흐름에 올라탔다. 은행, 보험, 통신, 에너지 등 전통 고배당 업종은 성장주는 아니지만 변동장 방어 수단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차익뿐 아니라 배당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시장 고점 논란이 커질수록 존재감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최근 기술주 중심으로 상승장에서 이들 주가는 상대적으로 크게 오르지 못했던 만큼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기업 밸류업 정책과 주주환원 강화 흐름도 배당주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배당성향 상향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단순 ‘방어주’가 아니라 주주친화 투자 대상으로 재평가받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ETF라고 안전자산은 아니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지수형 ETF도 시장 급락을 피할 수 없고, 특정 테마형 ETF는 오히려 개별주 못지않은 변동성을 보일 수 있어서다. 특히 유행을 좇아 고위험 ETF를 추격 매수하는 것은 개별 종목 투자와 다를 바 없다는 경고도 나온다. 상승에 2배 수익을 기대하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 등이 대표적이다.

배당주 역시 ‘고배당’ 간판만 보고 접근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배당 능력과 실적 체력을 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일시적 고배당 착시나 배당 함정에 빠질 수 있어서다.

결국 핵심은 고점 부담 국면에서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여부다. 시장 방향을 맞히기 어려울수록 전체 지수에 분산 투자하고 현금흐름 자산을 병행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적립식 투자와 분산 배분을 병행하는 방식도 권하고 있다. 예컨대 지수 ETF로 성장 노출을 확보하고, 고배당 자산으로 하방을 보완하는 식의 ‘밸런스 전략’이다.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가져가는 셈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높을수록 오히려 개별 종목 베팅은 어려워진다”며 “지금은 종목 맞히기보다 좋은 자산을 나눠 담는 전략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증시 고점 논란이 길어질수록 투자자들의 시선도 더 이상 ‘대박 종목’이 아니라 실적이 제대로 잘 나오는 자산으로 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주의 경우 여전히 저평가 상태에 놓였지만 이들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해 가고 있는 점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개별주에 투자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면 시장 전체를 사고, 변동성이 부담스럽다면 배당주를 사는 것이 보다 현명한 투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증권가는 여전히 코스피 상방이 크게 열려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증권과 KB증권은 7500선을, 하나증권은 7870선을 제시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기존 7000에서 8000으로 상향했다. 일본계 투자은행 노무라증권 역시 상반기 목표치를 7500~8000선으로, JP모건은 기본 시나리오 7000, 강세장 시나리오 8500을 제시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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