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인구포럼] “균형발전의 대안, 시작은 부산에서”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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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1: 지역 인구 위기의 현황과 과제

2026 부산인구미래포럼이 27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에서 열렸다. 세션1 토론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1761@ 2026 부산인구미래포럼이 27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에서 열렸다. 세션1 토론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1761@

“인구 저수지의 물이 급격히 말라가고 있다. 균형발전의 어떤 대안이든 그 시작은 부산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

27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 부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6 부산인구 미래포럼’ 첫번째 세션에서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고용정보분석실장은 ‘지역 인구위기의 최근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단절된 사업을 묶고 고립된 지역을 연결해 청년이 뿌리내릴 매력적인 도시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소멸위험지수 특광역시 중 최하

10년 전 지방소멸위험지수를 처음 만든 이 실장은 “2년 전 부산이 소멸위험 단계에 진입했다. 소멸위험지수에 제2 도시 부산이 포함되자 기준이 다소 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더 엄격하게 다듬었다”며 “그래도 전국 70곳 정도는 소멸 위험이 매우 크게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지방소멸위험지수는 지역별 인구소멸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고령인구 대비 실질적 가임여성의 비율을 나타낸다. 낮을수록 소멸 위험이 높다. 올해 3월 기준 부산은 42.2로 특·광역시 7곳 중 7위였다. 젊은 여성 인구가 고령 인구의 40%밖에 안 되는 셈이다. 대구(47.6)·울산(51.3)도 ‘관리’ 단계에 진입했지만, 부산보다는 높았다.

부산 16개 구·군 중 절반인 8곳이 소멸위험 ‘경계’ 단계(20~40 미만)에 진입했다. 영도구(21.8)가 가장 낮았고, 서구(32.5)·중구(34.0)·사하구(34.8)·동구(34.9) 순이었다. 반면 강서구는 71.1로 부산에서 유일하게 ‘보통’ 단계를 유지했다.

읍면동 단위로 보면 위기는 더 선명하다. 강서구 가락동(6.4), 중구 남포동(7.2), 사상구 모라3동(9.7) 등 3곳은 ‘심각’ 단계에 이미 진입했다. 부산 전체 206개 읍면동 중 37곳(18%)이 ‘위험’ 또는 ‘심각’ 단계였다.


■10년간 20대 청년 5만 명 유출

이 실장은 “지역 인구 소멸 위험이 커진 것은 청년 인구 유출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2016~2025년 10년간 비수도권에서 20대 청년 62만 1000여 명이 수도권으로 이동했다. 그는 “세종시 인구가 30만 명이 넘는데, 세종시 2개를 만들 수 있는 규모의 청년이 지방에서 빠져나간 것”이라며 유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특히 2017년부터는 20대 여성 유출이 남성을 앞질렀다.

부산은 같은 기간 20대 청년 약 5만 명이 순유출됐다. 청년인구 증가율은 -23.5%로 광역시 중 울산(-27.5%)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감소폭이다. 이 실장은 “지난 10년간 지역균형발전, 지방소멸 대응 등 안 한 게 아닌데 변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임금·자산 격차 갈수록 벌어져

이 실장은 청년 유출의 핵심 원인으로 일자리 양극화를 지목했다. 그는 “대졸 청년층이 원하는 상위 20% 일자리의 74.5%가 수도권에 있다”며 “AI·디지털 전환, 에너지 전환이 과거 수만 명이 일하던 산업도시 거점으로 기능하던 부산 같은 대도시를 쇠퇴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의 상대임금은 수도권을 100으로 놓았을 때 87에 그쳤다. 이 실장은 “비슷한 능력의 청년이 수도권 대기업과 지방 중소기업에서 각각 경력을 시작하면 7~8년 후 임금 격차가 약 20%에 달한다”며 “이 격차가 시드머니가 되어 자산, 특히 부동산 자산 격차로 이어지고 생애에 걸쳐 환원할 수 없는 크기로 벌어진다”고 분석했다.

대학도 위기다. 학령인구 감소를 고려할 때 부울경에서 향후 생존 가능한 대학은 전체의 20.3%에 불과하다. 그는 “어느 비수도권 국립대의 라디오 광고 문구가 ‘수도권 취업률이 가장 높은 학교’였다”며 “지역 대학의 현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단절을 묶고 고립을 연결하라”

이 실장은 “우리나라에는 서울 수도권 축과 부산 동남권 축, 두 개의 불빛 축이 있다”며 “균형발전의 시작은 부산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며 정책 방향으로 세 가지를 제안했다.

이 실장은 “먼저 경제·국토·교통·교육 등 분야별로 따로 노는 사업들을 묶어 시너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두 번째로는 부울경을 기능적으로 연결해야 한다”며 “부산은 동남권의 금융·의료·교육 허브이고, 경남·울산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지만 그곳 종사자 상당수가 부산에 의존한다. 수도권이 가진 집적의 편익을 동남권 안에서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개별 성공 사례가 지속되고 다른 곳으로 확산되는 ‘연쇄 효과’ 창출을 주문했다.

이 실장은 “5극 3특을 통해 중앙정부 예산이 내려오더라도 이는 재료에 불과하다. 맛있는 요리를 어떻게 만들지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며 “어떤 색깔을 우리 도시에 입힐 것인지, 평생 머무르고 싶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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