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시민단체 남부관광단지 공익감사 청구에 발끈한 동·남부면민 집당행동 돌입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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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감사청구 접수
환경부·낙동강청·도·거제시·부산지검
‘불법 부당 권한 남용, 직무유기’ 요지
동·남부면 추진위, 감사원 항의 방문
주민 탄원서, 조속 추진 서명부 전달

거제 남부관광단지 조감도. 부산일보DB 거제 남부관광단지 조감도. 부산일보DB

경남 거제남부관광단지 건설을 둘러싼 지역 내 갈등이 격화할 조짐이다. 대흥란, 팔색조 등 희귀 동식물 서식지 파괴를 우려해 사업을 반대해 온 시민사회단체가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자, 발끈한 개발 대상지 인근 주민들이 조속한 추진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27일 남부관광단지 개발과 관련 636명 연대 서명받아 지난 21일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서를 발송해 이날 접수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공익감사 청구는 위법 부당하거나 공익을 해치는 국가기관 등에 대해 국민 300명 이상 연명을 받아 감사를 요청할 수 있는 제도다. 감사 실시 여부는 통상 한 달 내 결정된다.

시민행동이 제기한 감사 청구 대상은 기후환경부와 낙동강유역환경청, 경남도, 거제시, 부산지방검찰청이다. 청구 요지는 ‘불법 부당 및 권한 남용, 직무유기’로 명시했다.

시민행동은 우선, 환경부가 개발할 수 없는 생태자연도 1등급 권역이 개발면적의 41%인 현행 생태자연도를 적용하지 말고, 1등급이 1.7%인 과거 생태자연도를 적용토록 불법 부당한 지침을 내려 개발이 가능토록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짚었다.

낙동강유역환경청과 경남도, 거제시에 대해선 불법·부당한 환경영향평가 협의로 사업자 편의를 봐줬다고 판단했다. 부산검찰청은 전략환경평가서 거짓 작성업체에 대한 사건 축소, 부실 수사 등을 이유로 들었다.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지난해 식물학자인 김종원 박사와 함께 남부관광단지 조성 사업 대상지를 답사하며 100여 촉의 대흥란과 천연기념물 팔색조 둥지 흔적, 멸종위기종 2급 거제외줄달팽이 사패 1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부산일보DB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지난해 식물학자인 김종원 박사와 함께 남부관광단지 조성 사업 대상지를 답사하며 100여 촉의 대흥란과 천연기념물 팔색조 둥지 흔적, 멸종위기종 2급 거제외줄달팽이 사패 1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부산일보DB

반면 동·남부면 이장협의회와 발전협의회, 주민자치위원회가 주축인 ‘거제시 남부관광단지 동남부면 단체장 추진위원회’는 “정상적으로 추진된 사업을 또다시 지연시키려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추진위는 “지구 지정, 환경영향평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협의 등 주요 행정 절차를 마치고 이제 조성계획 승인만을 남겨둔 상황”이라며 “이미 법원에서 기각 판단을 내린 사안을 반복해 주장하는 건 사업 자체를 지연시키려는 의도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이번에도 (조성계획) 승인 결정이 나지 않으면 주민 숙원도 물거품 될 수 있다. 지역은 점점 무너지고 있는데 또 발목이 잡히는 걸 더는 지켜볼 수 없다”면서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첫 활동으로 28일 감사원을 방문해 공익감사 청구에 대한 강한 유감을 전달하고 반대 입장을 담은 탄원서와 조속한 사업추진을 바라는 주민 1300명 뜻을 담은 서명부를 전달하기로 했다.

박정대 공동위원장은 “남부관광단지는 지역 회복의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감사원은 행정 절차의 정당성과 함께 지역의 절박한 현실도 고려해 적법하게 진행된 사업이 더 이상 지연되지 않도록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거제시 남부면 탑포마을 주민과 남부관광단지추진위원회 회원 30여 명은 지난해 동부면 율포리 노자산 자락에서 집회를 열고 조속한 사업 추진을 촉구했다. 부산일보DB 거제시 남부면 탑포마을 주민과 남부관광단지추진위원회 회원 30여 명은 지난해 동부면 율포리 노자산 자락에서 집회를 열고 조속한 사업 추진을 촉구했다. 부산일보DB

거제남부관광단지는 남부면 탑포리와 동부면 율포리 일대에 복합휴양레저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총면적 369만 3875㎡(해면부 39만 8253㎡ 포함), 국제경기용 축구장 450개를 합친 크기로 경남에선 가장 크다.

2017년 거제시가 사업계획을 수립해 2019년 경남도 도시계획심의를 통과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그러나 환경단체 반발에다 환경부가 사업 대상지 중 개발이 불가능한 ‘생태 보호 구역’ 범위를 늘렸다 줄이기를 반복하면서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2024년 환경영향평가 협의에 이어 지난해 국토교통부 산하 중앙토지수용위원회심의까지 통과하며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지만 대흥란 서식지 보호 방안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면서 다시 하세월이다.

대흥란은 기후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한 야생화다. 사업자는 대흥란 군락을 개발 용지 밖으로 이식한 뒤 개체 수가 줄면 증식해서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환경단체는 거부했다. 국내에선 대흥란 이식 사례가 없는 데다, 환경 변화에도 민감해 다른 자생지로 이식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만큼 원형 보존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결국 참다못한 주민들이 발 벗고 나섰다. 동·남부면은 과거부터 험한 산세로 인해 접근성이 떨어졌던 ‘오지 중의 오지’다. 각종 개발사업에서도 배제돼 변두리로 전락한 지 오래다. 지금도 각종 생활 인프라가 부족해 상대적인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

마땅한 소득 기반도 없어 인구 유출과 고령화만 심화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2000명을 훌쩍 넘던 인구는 올해 3월 기준 1379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마저도 65세 인구가 절반이다. 이을 타개할 절호의 기회가 바로 남부관광단지라는 게 추진위 설명이다.

실제 사업자 측 분석을 보면 7년여로 추정되는 건설 기간 총 9584억 원 상당의 경제 유발 효과와 5321명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완공 후 운영에 들어가면 상가와 숙박, 운동·오락시설을 통해 연간 214만여 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20년간 6조 660억 원 상당의 낙수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시설 운영·관리를 위해 65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할 계획인데, 지역 주민에게 우선권을 준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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