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보다 방향, 성공 대신 사람 [내 인생의 원픽]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살아오면서 문득 삶의 방향을 돌아보게 될 때마다 떠오르는 책이 있다.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던 무렵, 고향인 경남 함양 수동중학교 김재만 담임선생님께서 선물해 주신 레오 버스카글리아의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다. 긴 말씀 대신 건네주신 책 한 권이었지만, 그 안에는 살아가는 태도와 사람을 대하는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책 제목은 단순하다. 그러나 삶과 사랑, 배움이라는 인간의 본질적 가치를 이보다 따뜻하게 전하는 말도 드물다. 젊은 시절의 나는 더 빨리 가고 더 많이 이루는 것이 성공이라 믿었다. 하지만 이 책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고, 경쟁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특히 마음에 남은 것은 도전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인생은 실수하면서 성장하며, 아무 모험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위험’이라는 메시지였다. 그 말이 가슴 깊이 박혔다. 일단 해보자,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렇게 입버릇처럼 되뇐 말이 있다. “된다! 된다! 잘 된다!! 더 잘 된다!!!” 불안하고 막막한 순간에도 스스로를 다독이며 나아가게 해준 초긍정의 주문이다. 내 삶의 중요한 변화는 언제나 이 한마디를 붙잡고 망설임을 넘어선 자리에서 시작됐다.
세월이 흐른 지금 다시 읽으면 사랑에 관한 대목이 더욱 깊게 다가온다. 조건 없이 믿어주고 응원하는 힘, 있는 그대로를 품어주는 마음이 한 사람의 가능성을 꽃피운다는 내용이다. 그런 사랑을 가장 먼저 배운 곳은 가정이었다. 계산 없이 내어주는 부모님의 헌신이야말로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배움에 대한 메시지도 여전히 새롭다. 사람에게 배우고, 현장에서 배우고, 실패 속에서도 배우는 자세가 있어야 삶은 앞으로 나아간다. 익숙함에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를 새롭게 만드는 힘도 결국 배움에서 나온다. 책 한 권이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다고 답하겠다. 적어도 내게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는 그랬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달력은 봄을 가리키고 있지만, 중동의 긴장과 글로벌 경제의 냉기는 여전히 서민의 삶 속에 머물고 있다. 그래도 봄은 온다. “된다! 된다! 잘 된다!! 더 잘 된다!!!” 이 한마디가 얼어붙은 봄을 녹이는 온기가 되어 부산 경제 곳곳에 퍼져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부산상공회의소 양재생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