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인구포럼]성적 대신 '존엄'으로 교육 패러다임 변해야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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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2 -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 교육 대응 방안



2026 부산인구미래포럼이 27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에서 열렸다. 세션2 토론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복기 부산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 소장, 성병창 전 부산교육대 교수, 백영선 금정여고 교장, 전기홍 신도고 교감. 김종진 기자 kj1761@ 2026 부산인구미래포럼이 27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에서 열렸다. 세션2 토론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복기 부산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 소장, 성병창 전 부산교육대 교수, 백영선 금정여고 교장, 전기홍 신도고 교감. 김종진 기자 kj1761@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이 ‘학령인구 감소’라는 큰 위기에 직면했다. 단순히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을 넘어 지역 소멸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부산 교육이 기존의 경쟁 중심 패러다임을 버리고 대전환을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 교육 대응 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열린 2026 부산인구포럼 세션2에서 전문가들은 부산 교육의 미래를 위한 설계 변화를 주문했다.


■10년 새 출생아 수 반토막

2015년 2만 6645명에 달했던 연간 출생아 수는 2024년 1만 2000여 명으로 10년 만에 절반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이러한 추세는 교육 현장의 붕괴로 직결된다. 부산교대 성병창 명예교수는 “학령인구 감소가 교육 부문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소규모 학교의 급증”이라며 “이는 대학 미충원과 재정 악화로 이어져 결국 지역 소멸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구는 줄어드는데 경쟁은 오히려 치열해지는 역설적 상황도 심각하다. 조사 결과 부산 학생의 80.8%가 “학교는 내신을 위한 전쟁터”라고 답했다. 이는 일본(13.8%)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로, 각자도생식의 교육 현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금정여고 백영선 교장은 서열 중심의 ‘능력주의’를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했다. 백 교장은 “성적 중심의 입시 경쟁은 교육 환경을 황폐화하고 지역 인구 유출을 초래한다”며 “개별 학생의 삶과 적성을 존중하는 ‘존엄주의’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등급과 합격이라는 경쟁적 언어 대신 공감과 포용이라는 인간적 가치를 회복하고, 부산의 자연과 역사, 문화를 배우는 ‘진짜 공부’를 통해 지역 정주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성원의 주도성이 필수적

학교의 내실 있는 변화를 위해서는 구성원의 주도성이 필수적이다. 신도고 전기홍 교감은 학교의 교육적 기능 회복을 위해 ‘학생 주도성’과 ‘교사 주도성’을 동시에 강조했다.

전 교감은 “학교가 사법화 하고 민원 대응에 치중하면서 교육적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다”고 우려하며 “교사가 교육 과정의 수동적 전달자가 아니라 능동적인 설계자이자 변화의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학교는 이제 교사, 학부모, 지역 마을공동체가 함께 참여하고 실천하는 연수원 학교 형태가 되어야 하며, 온 마을이 아이를 키우는 사회적 돌봄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적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높았다. 성 교수는 학령인구 감소를 오히려 교육 대전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교수는 “지역 맞춤형 교육을 운영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건은 적정 교원의 확보”라며 “현재처럼 학생 수 기준으로 교원을 책정하면 감원이 불가피해져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이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교원 정원 책정 기준을 ‘학급당 교사 수’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학교 전용 공간과 지역사회 공유 공간을 결합한 서울시교육청의 ‘지역사회 공유학교’ 모델을 참고해 학교와 마을의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AI 시대 생존 기술은 문해력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도 변하고 있다. 이제 지식의 단순 암기보다는 창의적 사고력, 자기주도적 역량, 공동체 역량이 핵심이다. 특히 부산시교육청 민복기 교육정책연구소장은 AI 시대 필수 역량으로 ‘문해력’을 꼽았다.

민 소장은 “AI에게 정확한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문해력이 곧 생존 기술”이라며, 최근 심각해진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해법으로 질문하는 수업인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과 ‘서·논술형 평가’를 제시했다. 민 소장은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탐구 중심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를 통해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이러한 전문가들의 제언을 반영해 2026년까지 52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 ‘교육격차 해소 종합계획’을 시행한다. 원도심과 소규모 학교 등 취약 지역 346개교를 대상으로 학력 향상, 디지털 교육, 돌봄 등 137개 사업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2026 부산인구미래포럼이 27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에서 열렸다. 세션2 토론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복기 부산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 소장, 성병창 전 부산교육대 교수, 백영선 금정여고 교장, 전기홍 신도고 교감. 김종진 기자 kj1761@ 2026 부산인구미래포럼이 27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에서 열렸다. 세션2 토론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복기 부산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 소장, 성병창 전 부산교육대 교수, 백영선 금정여고 교장, 전기홍 신도고 교감. 김종진 기자 kj1761@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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