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내 데이터로 돈 버는 기업, 데이터 배당 어떤가
빅테크 기업, 개인 데이터 수익화
공짜 제공 데이터, 시장 가치 높아
데이터 사용 대가, 배당 등 가능해
대가 지불 데이터 거래 활성화돼야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 메타가 새로운 AI 모델 ‘뮤즈 스파크’를 발표했다. 메타는 뮤즈 스파크가 ‘개인 맞춤형 AI’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사용자의 사용 경험을 AI가 학습해 ‘개인화 경험’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메타가 수집한 방대한 양의 사용자 정보가 AI 서비스에서도 수익화의 핵심 요소가 되는 셈이다.
메타는 올해 광고 수익이 처음으로 구글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AI 기반 맞춤형 추천 시스템으로 광고 효율을 높인 결과다. AI 추천 기능으로 메타의 숏폼 서비스인 릴스 시청시간도 30% 이상 증가했다. 이는 광고 노출 확대와 수익 증가로 이어졌다. 메타는 35억 명 이상의 1일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좋아요’ ‘공유’ ‘댓글’에서 가입자 위치정보, 기기 정보 등은 메타의 ‘초정밀 개인 데이터’로 변한다. 메타는 이를 기반으로 ‘타깃 광고’를 판매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 구글도 가입자의 검색어, 유튜브 사용 행태, 지도 사용 행태 등을 분석해 타깃 광고를 판매한다. 아마존도 가입자의 구매 이력, 검색 기록, 장바구니 데이터, 배송 주소, 동영상 서비스(아마존 프라임) 시청 이력 등으로 구매 의도를 분석해 수익으로 전환한다. 아마존의 경우 실제 구매 행동 데이터라는 점에서 더 높은 광고 단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플랫폼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검색어, 쇼핑, 지도, 블로그, 카페 등의 이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 검색·디스플레이 광고를 판매해 수익을 올린다.
빅테크 기업들이 수익화에 열을 올리는 개인 데이터는 실제로 어느 정도의 시장 가치가 있을까. 사이버보안 기업 프로톤(Proton)의 분석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 거주자의 개인 데이터는 구글과 메타(페이스북)에서만 연간 최소 700달러의 수익을 만든다.
빅테크 수익의 원천인 개인 데이터는 ‘브로커’를 통해 대규모로 거래되고 있다. 시장분석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 브로커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2704억 달러로 평가됐다. 전 세계적으로 최대 5000개의 데이터 브로커가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전체 데이터 브로커 시장에서 68%는 소비자 데이터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데이터 거래는 거대 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데이터산업협회의 ‘2025 데이터산업 백서’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 판매 및 중개 서비스업’ 시장규모는 2024년 기준 3조 3818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처럼 개인 데이터가 빅테크의 수익화 원천으로 활용되고 대규모로 거래되는 상황에서도 데이터의 주인인 개인은 자신의 데이터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은 개인 데이터 수집과 활용의 대가로 자신들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SNS 등 서비스를 공짜로 제공하는 대신 개인 데이터를 사용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개인들이 자신과 관련된 수많은 정보를 팔아서 빅테크의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들이 자기 데이터의 시장 가치를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서비스 대가로 공짜로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개인이 자기 데이터를 직접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현행 제도에서 불가능하다. 현재 정부 주도로 ‘마이데이터’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개인이 본인 정보 열람에 대한 권한을 일정 부분 행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와 관련, 해외에선 개인에게 데이터 사용료를 직접 지불하는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데이터 배당’(data dividend) 제도가 제안됐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이 제안한 데이터 배당은 개인 데이터로 창출된 부를 기여자인 개인에게 배당금 형식으로 되돌려 주는 방식이다. 데이터 의존성에 따라 기업에 세금을 부과, 이를 재원으로 공공재에 투자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영국에서는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데이터 거래 플랫폼에 개인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이 제안됐다. 개인이 자신의 금융, 의료, 신체활동, SNS 활동 등 정보를 직접 저장, 관리할 수 있고 데이터 수요처에 이런 데이터 사용을 허락하는 대신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개인 데이터 수익화에 대한 개인 보상은 규제 방식으로 시행될 경우 자국 기업의 부담만 커지는 ‘역차별’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개인이 자발적으로 데이터를 제공하고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민간 시장 육성이 중요하다. 이 경우 기업도 데이터 수집과 거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정부가 태양광 산업에서 추진하는 ‘햇빛연금’처럼 개인 데이터 사용 대가에도 관심을 가진다면 데이터 배당도 현실화될 수 있다.
김종우 서울경제부 부장 kjongwoo@busan.com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