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엎친 데 '지원금' 덮친 창원 행정복지센터
경남·정부 지원금 지급 추진
창원만 경제과 아닌 행정과 접수
지원금 일까지 선거 전담에 전가
기간제 근로자 채용 '뒷북 대응'
선거철 선거 사무 집중 퇴색 우려
경남 창원시청 청사 전경. 부산일보DB
경남 창원시가 6·3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선거 업무를 전담해야 할 일선 부서에 정부와 경남도에서 추진하는 각종 지원금 지급 업무까지 떠넘겼다. 도내 18개 시군 중 창원시만 유일하게 특정 부서에 일을 ‘몰방’시키는 행태에 지역 공직사회 비판이 나온다.
창원시는 고물가·고금리 등 복합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경남도민 생활지원금’과 ‘정부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경남 생활지원금은 창원 시민 전체 포함해 전 도민을, 정부 피해지원금은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추진된다.
먼저 경남 생활지원금은 인당 10만 원씩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창원 시민 약 99만 604명이 수혜를 누리게 된다. 정부 피해지원금은 인당 최소 10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까지 지원하는 내용으로 시민 약 69만 1411명이 대상자다.
문제는 창원의 경우 대규모 지원금 업무가 일선에서 선거 사무를 전담하는 행정복지센터 총무팀에게 오롯이 전가된 것이다. 총무팀은 그동안 선거철마다 사전투표소·투표소 수배와 기자재 설치, 주민 이동 동선 확인 등 투표 현장 준비를 도맡아왔다. 선거일을 두어 달 앞두곤 예측 가능한 업무 부하에 따라 으레 총무팀 부담을 줄이는 분위기가 유지됐다.
그러나 올해는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민생 안정을 목적으로 정부와 경남도에서 지원금 사업을 급하게 추진하기 때문이다. 지원금 지급은 통상 지자체 행정과가 주무 부서인데, 이 행정과 일선 업무는 행정복지센터 총무팀이 맡는 게 일반적이다.
애초 경남도는 선거 사정을 감안해 도청 내 행정국이 아닌 경제국 명의로 사업을 내렸다. 이는 선거 담당인 일선 공무원의 사무 부담을 낮추려는 목적이었다. 도내 시군도 자연스레 경제 부서에서 지원금 사업을 인계받으며 관련 절차를 밟아 나가고 있다.
창원시만 이례적으로 경제가 아닌 행정과로 해당 사업을 접수했다.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현금성 지원 사업에 대한 경험과 행정의 연속성 등을 고려했다는 게 창원시 설명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3월 중순 도 사업이 먼저 논의 테이블에 올라 작년 사례를 토대로 행정과가 지원금을 맡게 됐는데, 공교롭게도 4월 초 정부 사업이 추진되면서 일선 총무팀에 일이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 내 행정복지센터 중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지역을 중심으로 직원 간 ‘폭탄 돌리기’도 벌어진다. 일부 센터에서는 업무 분담을 놓고 팀장끼리 고성이 오간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업무 포화도가 높은 센터는 동료 직원들이 도와주고 싶어도 물리적인 한계에 자칫 ‘풍선효과’를 우려해 총무팀에서 되레 손사래 친다고 한다.
창원시는 뒤늦게 대책을 내놓았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묘연하다. 창원시는 자체 예산 5억 7400만 원을 포함해 총 19억 7200만 원으로 기간제 근로자 300여 명을 채용한다. 본청 콜센터 6명을 제외한 모든 인력을 일선 총무팀 등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직원들 초과근무 시간도 기존 45시간에서 100시간으로 늘리고 특별휴가까지 신설했다.
하지만 일선 공무원들의 볼멘소리는 여전하다. 중책에 앉히기 어려운 기간제 근로자는 안내 등 단순 업무만 처리하는 데다 최근 공직사회가 초과근무 자체를 꺼리는 터라 그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주장이다. 한 일선 공무원은 “사실상 정치인들 표 놀이(지원금 사업)에 선거철 선거 사무에 집중한다는 공직사회 불문율이 퇴색되고 있다”며 “이런 일이 관행처럼 된다면 결국 행정 서비스에 문제가 불거지며 시민들에게 불똥이 튈 것”이라고 토로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