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중독 유행 시대 속 동앗줄, 중독 해설서
■중독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 / 니클라스 브렌보르
니클라스 브렌보르 <중독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 책 표지. 출판사 제공
“언제 시간이 이렇게 됐지?” 무언가에 몰입해 시간 가는 줄도 몰랐던 적이 있을 것이다. 포르노, 스마트폰, 도박, 게임, 설탕 등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쾌락을 쫓는 중독 말고도 최근에는 마라톤 중독, 탄수화물 중독 등 다양한 중독 증상이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 정말로 중독 대유행 시대다. 오늘날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자극이 범람하는 시대에 살고 있고, 이 때문에 가장 중독에 빠지기 쉬운 위험에 맞닥뜨리고 있다.
덴마크의 과학자 겸 이 책의 저자인 니클라스 브렌보르는 중독을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도덕적 실패로 규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대 산업과 그 속에서 탄생하여 끊임없이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우리 도파민 시스템을 얼마나 정교하게 공략하는지 조명한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자극을 아득히 웃도는 이러한 ‘초자극’들은 우리를 속수무책으로 중독자로 만든다. 그런 지점을 파고든 저자의 핵심이 섬뜩한 책의 제목에 담겨 있다.
이 책은 동물행동학, 뇌과학 등으로 인간이 왜 이토록 중독에 취약한 지를 풀어낸다. 동식물 등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흥미로운 현상이나 일상 속 구체적 사례로 중독의 원리를 설명한다. 그러면서 의지만으로 중독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무모하고 위험한 지를 경고한다.
저자는 우리 일상을 점령한 중독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독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라고 설명한다. 우리가 링에 오르기 전 싸울 상대방이 누군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게 이 책이다. 번번이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이 중독 해설서 한 권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니클라스 브렌보르 지음/김성훈 옮김/위즈덤하우스/364쪽/2만 1000원.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