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대째 이어온 진심…조합원 소득 높일 건강한 숲 조성”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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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교 진주시 산림조합 조합장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최연소 당선
압도적 득표…3대가 조합장 지내
“숲의 질 높이는 ‘산림 경영’ 시대로”

정덕교 진주시 산림조합장. 김현우 기자 정덕교 진주시 산림조합장. 김현우 기자

“이제는 무조건 나무를 많이 심는 시대가 아닙니다. 건강한 숲을 만들어야 합니다.”

정덕교(43) 진주시 산림조합장의 이력은 상당히 화려하다. 2007년 진주시 산림조합에 입사한 그는 2020년 돌연 사직서를 내더니 2023년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진주시 산림조합을 보다 젊고 역동적으로 만들고 싶다는 의지였다.

첫 출마에서 57% 압도적 득표로 당선 신화를 쓴 그는 역대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최연소 당선자로도 이름을 남겼다. 2015년 전국동시조합장선거 도입 이후 깨지지 않았던 최연소 마지노선인 ‘44세’의 벽을 깼다. 무엇보다 농·수협에 비해 평균 연령층이 높은 산림조합에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는 평가다.

“진주시 산림조합에서 14년 동안 근무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진주시 산림조합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에 조합장 선거에 도전했죠. 다행히 조합원들이 기회를 줬고 지금은 조합원들의 권익 신장과 조합 발전을 위해 매일매일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정 조합장 당선이 전국적인 이목을 끌었던 건 3대가 모두 조합장을 지낸 ‘조합장 집안’이기 때문이다. 할아버지가 초대 진주시 산림조합장을 지냈고, 아버지는 진주시 축협조합장으로 임기를 마쳤다. 2대가 조합장직에 오른 것도 흔치 않은데, 3대까지 조합장을 지냈다.


정덕교 진주시 산림조합장이 진주시에서 나무를 심고 있다. 본인 제공 정덕교 진주시 산림조합장이 진주시에서 나무를 심고 있다. 본인 제공

산림과의 인연 역시 세대를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전쟁 이후 나라에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 당시 농업지도사였던 정 조합장의 할아버지 정성근 씨는 정부에 경남 지역 산림 특화사업으로 밤나무 재배를 조언했다. 이후 밤나무는 주요 생산물이자 소득원으로 지역 사회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를 계기로 할아버지는 묘목 사업에 나서기 시작했고 이때의 결정이 지금까지 가업으로 이어졌다. 더 많은 사람이 숲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3대가 쉬지 않고 역할을 다했다.

“어릴 때부터 숲과 함께 커 왔고 지금도 양묘 사업이 가업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가꾼 터전을 잘 가꾸고 미래 세대에 전달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조합장은 앞으로 가업을 잇는 것을 넘어 우리나라 숲이 건강해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 산림 정책이 과거에는 민둥산을 푸르게 만드는 ‘녹화 사업’이 최우선이었다면 이제는 숲의 질을 높이는 ‘산림 경영’의 시대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조합장의 말처럼 현재 국내 대부분의 산은 나무가 너무 빽빽하게 식재돼 있다. 최근 이어진 산불과 산사태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밀식된 나무는 땔감을 무한정 제공하며 뿌리가 튼튼하게 자라지 못해 산사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산주가 간벌을 하면 그나마 낫지만 규제가 심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 산주들이 아예 엄두를 내지 못했다. 최근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 혜택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산주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끌어낼 정도는 아니다.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지원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게 정 조합장의 생각이다.

정 조합장은 산림조합 차원에서도 더 건강한 숲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고 조합원 이득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다.

“산림은 개인 삶의 터전을 넘어 이제 인류 생존과 맞물린 다목적 공공재로 봐야 합니다. 숲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임업 소득을 높인다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산림조합 차원에서도 많은 노력을 이어가겠습니다.”


정덕교 진주시 산림조합장. 김현우 기자 정덕교 진주시 산림조합장. 김현우 기자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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