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선거 목전에…지자체 ‘민생’ 앞세운 ‘현금성 지원’ 논란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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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경남도 이어 시·군까지 가세
고성 인당 30만 원, 산청 20만 원
통영시 지급 근거 조례 입법 예고
“민생 회복 마중물” vs “현금 살포”

통영시청. 부산일보DB 통영시청. 부산일보DB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경남도에 이어 일선 시군까지 앞다퉈 현금성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벼랑 끝으로 내몰린 지역 경제에 단비가 될 것이란 기대만큼이나 겉으론 민생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표심을 염두에 둔 현금 살포라는 비판도 만만찮다.

통영시는 최근 ‘민생안정지원금’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조례안에는 사회·경제적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시민에게 현금성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근거가 담겼다. 지급 수단은 지역사랑상품권을 원칙으로, 필요시 선불카드나 현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구체적인 지급 범위와 금액, 기준·절차 등은 내달 6일까지 시민 의견을 수렴한 뒤 재정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7월 예정된 시의회 임시회에서 최종 실행 여부가 판가름 난다.

통영시 관계자는 “중동전쟁 등 대외 여건 변화로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고물가·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시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부담이 커짐에 따라 전쟁 이후 지속적으로 검토해 온 지원 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 가계 부담 완화와 지역 내 소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관련 절차를 충실히 이행해 시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고성군청. 부산일보DB 고성군청. 부산일보DB

인접한 고성군도 군민 생활 안정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내세워 전 군민 ‘민생활력지원금’ 지급을 추진하고 있다. 내달 중순 예정된 군의회 임시회에서 지급 근거가 될 ‘고성군 민생지원금 지급 조례안’이 통과하면 추경안을 편성해 5월 중 지급한다는 목표다. 계획대로라면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5월 말 지금도 가능하다.

지원금은 4만 7000여 명인 모든 군민에게 인당 30만 원을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한다. 소요 예산은 140억 원 상당이다. 정부 교부세 등 가용 예산을 활용하는 만큼 지방재정 부담은 크지 않다는 게 고성군 판단이다.

산청군은 고물가와 고유가 등으로 위축된 지역 경제를 살리고 군민 가계 부담을 덜어준다는 이유로 지난달 3일 인당 20만 원 ‘민생안정지원금’ 지급에 필요한 추경을 편성하고, 이미 신청받고 있다.

정부와 경남도 역시 각각 고유가 피해지원과 생활지원을 명분으로 현금성 지원에 나섰다. 정부 지원금은 일반 소득하위 70% 국민에게 인당 최소 10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까지 준다. 경남도는 전 도민 인당 10만 원이다.

산청군청. 부산일보DB 산청군청. 부산일보DB

이를 두고 사실상 6월 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겨냥한 선거용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모두가 힘든 시기에 받으면 좋겠지만, 하필 선거 직전에 현금성 지원을 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선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특히 현역 단체장이 선거를 치르는 일선 시군 지원금에 대해 “정부와 (경남)도 지원금만 해도 4인 가족 기준으로 최소 100만 원 안팎이 될 텐데, 가뜩이나 빠듯한 지방 재정을 이렇게 사용하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실제 자체 지원금을 추진하고 있는 통영시와 고성군, 산청군 재정자립도는 2025년말(본예산 일반회계) 기준으로 각각 13.1%, 10.3%, 10.5%로 도내 18개 시군을 통틀어 최하위권이다.

이에 대해 지자체는 지원금이 선거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주민 생활이 힘든 상황에서 가용 예산을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등에 투자하는 것보다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게 더욱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관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로 지급돼 침체한 경기 부양에 실제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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