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미제 사건, 무대 위에 되살아나다
평론가 선정 ‘그때, 변홍례’ 다음 달 부산 무대
금·토·일 정기 공연으로 광안리 어댑터씨어터
연극 ‘그때, 변홍례’ 포스터. 예술은공유다 제공
평론가 선정 ‘올해의 연극’에 뽑힌 데다 세계 최대의 예술 축제인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한 적이 있는 연극이 부산을 찾는다.
15일 예술은공유다에 따르면 다음 달 22일부터 오는 9월까지 부산 수영구 광안리 어댑터씨어터 2관에서 연극 ‘그때, 변홍례’가 정기적으로 공연된다. 극단 하땅세의 윤시중 연출가가 직접 연출을 맡고 부산 배우가 출연할 예정이다.
‘그때, 변홍례’는 실제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연극이다. 일제강점기인 1931년 현재 부산 동구 초량동에 위치했던 철도국 관사에서 일하던 조선인 하녀 마리아(본명 변흥례) 씨가 살해된 채 발견됐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20세에 불과했다.
사건 직후 부산경찰서에 투서가 접수됐는데, 해당 투서에는 철도국 관사의 부인이 마리아 씨를 죽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와 관련해 경찰 수사가 이뤄지면서 관사 부인을 포함해 일본인 2명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으나, 사법부와 경찰이 모두 일본인인 탓에 제대로 된 수사나 재판이 이뤄지지 않아 아무도 처벌받지 않게 됐다.
연극은 이러한 식민지 시대의 어두운 현실을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재창작한다. 범인이 누구인지 쫓는 과정에서 시대가 바뀌어도 인간의 욕망과 탐욕은 똑같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무대 연출 방식도 독특한 연극으로 평가받는다. 일제강점기 시대의 대중문화인 무성영화와 같은 표현 기법을 무대에 적용했다. 대사 중심의 전통적인 연극 형식이 아닌 배우들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표정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이러한 작품성을 인정받아 2017년 초연된 이후 2018년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을 수상하고, 2023년에는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도 참가했다.
공연은 다음 달 22일부터 매주 금·토·일요일 열린다.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오후 8시, 일요일에는 오후 3시에 공연이 예정돼 있다. 티켓 가격은 전석 3만 5000원이다. 그러나 어댑터씨어터 카카오톡 친구를 인증하거나 재방문 관람객, 단체 관람객 등 다양한 할인이 적용돼 실제로는 2만 원대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일반 관람객 예매는 네이버 예약으로 진행 중이며, 공연 시간은 1시간으로 만 12세 이상부터 관람이 가능하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