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에너지 위기, ‘슬기로운 전기생활’로 일상 속 해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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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진 한국전력공사 부산울산본부장


“중동 아닌 한국서 전쟁?” 중동 전쟁으로 인해 한국이 주요국 중 가장 큰 경제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미국 연구기관의 분석을 빗댄 말이다. 분석보고서에서는 에너지와 산업용 원자재 등 우리나라의 자원 대부분을 특히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 배경으로 지목되었다.

세계 지도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찾아보면 부산에서 약 7000㎞ 이상 떨어져 있어 지리적으로 매우 먼 지역이지만, 우리 시민의 일상과 기업 활동에 직결되어 경제적으로는 가까운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급 안정과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는 지난 2일 자원안보위기 ‘경계’ 단계를 발령하며 국가적 대응을 강화하는 가운데,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같은 에너지 절약 정책을 통해 수요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이는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동시에 위기 대응에 필요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조치라 할 수 있다.

다만 에너지 위기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정부의 에너지 절약 정책을 준수하는 것과 더불어, 국민과 기업이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식이 함께 마련되어야 그 효과가 배가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올해 3월 한국전력(한전)이 새롭게 오픈한 에너지 절약 플랫폼 ‘슬기로운 전기생활’은 유용한 보완 수단이 될 수 있다. ‘슬기로운 전기생활’은 한전, 한국에너지공단, 전력거래소 등 7개 기관에 분산된 39종의 에너지 절약 정보와 다양한 지원제도를 한 곳에 모아 제공함으로써, 국민 누구나 합리적으로 전기를 사용하여 전기요금 절감 혜택을 체감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확산에 동참할 수 있도록 구축되었다. 그간 에너지 서비스 정보 확인을 위해 각 기관 홈페이지를 일일이 방문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플랫폼 내 “내 혜택 찾기” 기능에 가구원 수 등 조건만 간단히 입력하면, 놓치고 있던 에너지 복지 혜택을 한눈에 확인하여 신청 페이지로 바로 연결해 준다. 또한, ‘전기요금 시뮬레이션’ 기능을 활용하면 전력 사용 시간대를 이전했을 때의 요금 절감 효과를 미리 계산해 볼 수 있다. 나아가 태양광 발전 등으로 전력공급이 많은 시기에 자발적으로 전기를 더 사용하면 인센티브를 받는 ‘플러스 DR' 제도와 예상 수익 정보 역시 상세하게 안내한다.

에너지 절약의 측면에서 차량 5부제와 같은 방식이 사회 전체의 이해와 양보를 기반으로 하는 정책적 접근이라면, 슬기로운 전기생활은 개인과 기업의 자발적 선택과 참여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접근으로써, 두 방식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할 때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민과 기업이 일상 속에서 정부의 절약 정책을 성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전기 사용을 합리적으로 관리하고 다양한 제도에 참여하려는 노력이 병행될 때 보다 안정적인 에너지 체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

현재의 에너지 위기 극복은 결코 거창한 구호나 획기적인 신기술만으로 이뤄지지 않으며, 가장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는 다름 아닌 ‘절약을 향한 시민의 자발적 참여’다. 시민 모두가 ‘슬기로운 전기생활’ 접속을 통해 에너지 절약의 능동적인 참여자가 되는 경험을 하실 수 있길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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