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주차장이 무슨 가업이냐…삼성 이재용도 가업이라 할 판"

류선지 부산닷컴 기자 s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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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6일 국세청으로부터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악용되는 실태를 보고받고 "대상을 확실하게 줄이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임광현 국세청장으로부터 '가업상속공제 실태 조사 결과 및 개선 방안'을 보고받았다.

임 청장은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 카페 25개 업체를 샘플로 실태 조사를 했다"라며 "그 결과 11개 업체에서 남용 소지가 확인됐다"라고 보고했다. 임 청장은 "7개 업체는 제과점으로 등록하고 실제로는 커피 전문점으로 운영하거나 완제품 빵을 사다 팔았다"며 "4개 업체는 주택 등 사적 공간을 공제 대상에 끼워 넣었다"고 했다. 이어 "부모 소유 부동산에 부모 명의로 사업자 등록을 한 뒤 자녀가 실제 대표로 운영하는 곳도 4곳이었다"고 덧붙였다.

임 청장은 또 "2018년 상속세 공제를 적용받은 108개 업체를 분석한 결과, 사후 의무 관리 기간(5년)이 종료된 직후 60% 이상의 업체에서 고용이 감소하거나 휴·폐업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예를 들어 500억 원 짜리 부동산을 갖고 있으면, 손님이 있든 말든 거기에 주차장을 만들어 10년 동안 대충 운영하다가 그냥 세금 없이 물려줄 수 있는 거냐"고 물었다. 임 청장이 "그렇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세금 내는 사람이 바보네요"라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2020년 주차장업이 가업 상속 공제 업종에 포함된 데 대해선 "기가 찬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가업 상속 제도라는 건 조상 대대로 해오던 걸 자식한테 안 물려주면 폐업해야 하니까 상속세를 깎아주는 취지 아니냐"며 "꼭 그 집안의 자손이 안 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걸 뭐하려고 가업 상속이라고 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차장이 왜 가업이냐. 차를 옆으로 세우느냐. 서서 세우느냐"라며 "대상을 확실하게 줄이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처음엔 1억 원으로 시작했던 가업 상속 공제액이 600억 원으로 늘어나고, 대상도 중소기업에서 중소·중견기업으로 확대된 데 대해서도 "이게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이제는 삼성전자도 가업이라고 할 판"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가업성이라고 하는 측면에서는 주차장 하는 것보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반도체에 훨씬 특화돼 가업성이 더 높을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또 매출액과 영업 기간 등 기준이 지나치게 넓고 본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제도가 이렇게 설계된 이유를 묻고는 "시행령을 누가 만들었는지 한번 따져봐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건을 아주 엄격히 해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대상만 하라"며 "최초의 제도 설계 취지에 맞게 정비를 확실하게 하라"고 재정경제부 등에 지시했다.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법정 요건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상속인에게 승계할 때, 상속세 과세표준에서 최대 600억 원을 공제해 상속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피상속인의 경영 기간이 10년 이상만 돼도 300억 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기술을 물려받는 작은 기업이 상속세 부담으로 폐업하는 일이 없도록 마련한 제도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유 중인 토지에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만들어 10년간 운영한 뒤 카페를 자녀에게 물려주는 식으로 부동산 상속세를 감면받는 편법 통로로도 쓰인다.


류선지 부산닷컴 기자 s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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