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미군 장교, 산속 은신하다 능선타고 이동…네이비실 최정예팀이 구조
F-15E 피격 후 무기체계 장교 실종
팀6대원과 수백명 특수부대원 동원
미 수송기 두대 고립되지 폭파시켜
4월 5일 이란 혁명수비대 공식 웹사이트 세파 뉴스가 제공한 유인물 사진. 이란 중부에서 표적 및 추락한 항공기의 잔해와 잔해를 보여준다. 다만 이 사진을 배포한 AFP는 이 이미지의 진위,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AFP 연합뉴스
미군이 해군 네이비실 최정예 대원들과 특수부대원 수백명을 투입해 이란서 격추된 F-15 전투기 실종자를 이틀만에 구조해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이란이 격추한 미군 전투기 F-15E 스트라이크 이글에 탑승했던 장교 2명은 기체가 피격되자 즉시 비상탈출했다.
이 비행기는 좌석이 두개가 있는 전투기로 앞좌석에는 조종사가, 뒷좌석에는 표적 탐지 및 공대지 무장과 전자전 장비 등의 운용을 맡은 무기체계장교가 탑승했다.
피격 직후 조종사는 즉시 구조됐으나 무기체계 장교가 실종되면서 미군과 이란군 양측의 치열한 수색 경쟁이 시작됐다.
전투기에서 탈출한 이 장교는 산속의 바위 틈새에 몸을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란 양측 모두 초기에는 그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미 중앙정보국(CIA)이 결국 장교의 은신처를 찾아냈고, 이 정보를 미 국방부에 전달해 본격적인 구조 작전에 나섰다.
이란 깊숙한 곳에서 호신용 권총 한 자루를 갖고 은신 중인 이 미군 장교를 찾아 구출해오는 작전에는 최정예 특수부대인 네이비실 ‘팀6’ 대원들을 비롯해 수백명의 특수부대원, 수십 대의 군용기와 헬리콥터가 총동원됐다.
네이비실 ‘팀6’은 네이비실 중에서도 최정예팀으로, 2011년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을 성공시킨 부대다.
은신하고 있던 장교는 24시간 넘게 이란군의 추적을 피했고 2000m가 넘는 높이의 능선을 타고 이동하기도 했다.
공격기들은 장교가 은신해있던 지역에 이란군의 호송대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먼저 폭격을 가했다. 이 공습에는 MQ-9 리퍼 드론 등이 활용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또 미 특수부대원들은 장교에게 접근할 때 이란군이 구조 현장에 오지 못하도록 사격했으나, 이란군과 직접 교전을 벌이지는 않았다고 미군 관계자는 전했다.
이 장교는 구조 부대와 교신할 수 있는 비컨(무선 신호기)과 보안 통신 장비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란군도 이 신호를 감지할 수 있어 비컨 사용을 자제했다고 한다.
CIA는 기만 작전도 펼쳤다. CIA는 실종 장교가 이미 구조됐으며 지상 호송대를 통해 국외로 이동 중이라고 이란군이 믿게 만들기 위해 공작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틀간의 구조 작전 끝에 미군 특수부대원들은 장교를 무사히 구조해냈다. 구조작전에 걸린 시간은 48시간이었다.
한 미군 고위 관계자는 “구조팀 중 미군 사상자는 없었다. 모든 특수부대원이 무사히 귀환했다”고 전했다. 실종 장교를 태운 구조기는 치료를 위해 쿠웨이트로 향했다.
이란 측에서는 미군의 구조작전을 위한 공습 과정에서 이란군 5명이 숨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타스님통신은 이란 남서부에서 격추된 미군 전투기 실종 승무원을 수색하던 과정에서 밤사이 공습이 벌어져 5명이 순교했다고 전했다.
이란에 의해 격추된 F-15E 전투기는 이란의 반 정부 세력이 강한 지역에 추락했다. 따라서 구조된 장교는 현지인들로부터 은신처 등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F-15E 탑승자를 구조한 뒤에는 이 장교와 구조 대원들을 싣고 이동하려던 미군 수송기 두 대가 이란 외딴 기지에 고립됐다고 한다.
미군 지휘부는 새로운 수송기를 투입하기로 결정했고, 불능 상태가 된 기존 수송기 두 대가 이란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폭파했다. 이 과정에서 어떻게 장교와 구조대원들이 비행기를 옮겨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작전에 대해 한 미군 고위 관계자는 이번 구조 임무를 “미국 특수작전 역사상 가장 도전적이고 복잡한 작전 중 하나”라고 묘사했다.
한편,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미군 전투기 탑승자를 수색 중이던 미군 항공기 한 대를 격추했다고 이날 이란 매체들이 보도했다. 허위 정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