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울경이 아닌 대한민국의 가덕신공항 추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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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희 영산대학교 항공관광학과 교수

영산대 항공관광학과 권도희 교수 영산대 항공관광학과 권도희 교수

중동 전쟁 이후 요즘 부쩍 항공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중동을 지나는 비행기는 안전하냐, 유가가 많이 오르면 비행기값도 올라 여행하기 어려운 거 아니냐, 지방공항 장거리 직항노선은 언제쯤 생기느냐 등이다. 그중에는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공단을 합치는 것이 좋은 지에 대한 질문도 적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면 3개 공항건설·운영기관의 통합으로 ‘K항공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부울경 지역민의 항공교통 편의와 지역 내 외국인 관광객 500만 명 시대, 그리고 대한민국의 지역균형발전과 글로벌 항공강국 도약을 위해서다.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지만, 수도권 사람들과 외국인들에게는 아직도 ‘촌’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특히 김해공항에 가면 이러한 현실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국제공항이라는 이름과 달리 터미널은 늘 좁고 붐빈다. 미국이나 유럽으로 가는 장거리 직항노선이 없어 해외 출장이라도 가려면 인천을 들러 목적지까지 가는 데 꼬박 이틀이 걸린다. 불편함을 겪어보지 못한 수도권 사람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지역의 웃픈 현실이다.

대한민국의 관문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은 개항 이후 25년간 ‘전략적 허브공항’이라는 정책적 지원을 받아 왔다. 그 결과 우리나라 국제선 수요의 약 80%가 인천공항에 집중됐다. 이 과정에서 지역민의 항공교통 소외문제는 점점 심화됐다. 특히 김해공항의 국제수요를 인천공항으로 실어 나르는 환승내항기는 오히려 외항사의 지역공항 직항 취항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는 인천공항 쏠림 현상을 더욱 강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현재의 공항 운영 체계와 국가 재정 여건만으로는 가덕신공항의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가재정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항공물류를 중심으로 한 가덕신공항 글로벌 경제권 조성을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공항자원 배분과 지원 등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현 단계의 가덕신공항건설공단은 과도기적 조직에 머물러 있어 자체적으로 예산을 편성·집행할 수 없는 구조다. 애초 재정 자립이 어렵기 때문에 사업 추진 과정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

문제 해결을 위해선 무엇보다 공항 건설∙운영 전반에 대한 통합적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 공단이 안고 있는 한계를 해소하고 향후 성공적으로 공사 체제로 전환하려면 인천공항과 지방공항을 각각 운영하는 양 공사가 경쟁하듯 중복 투자하고 있는 공항 개발(R&D)과 관리기능을 통합 정리해야 한다. 실제 공항을 이용하는 이용객 중심의 서비스 체계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

정부 역할도 분명해져야 한다. 전국 공항의 안전과 공공 기능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서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건설∙운영될 가덕신공항, 제주2공항, TK공항 등에 최고 수준의 안전과 최첨단 기술이 투입되도록 지휘·감독해야 한다. 지난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논의된 지방공항의 연결성 강화와 지역관광 활성화 역시 실행 주체와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인천공항과 지방공항 통합 운영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그러나 이는 공항의 공공성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가치보다 수도권 중심 논리에 치우친 시각에 가깝다. 인천공항만을 세계적 허브로 키우는 전략은 국토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와도 맞지 않고, 결국 수도권 밖 지역민들에게는 14개 지방공항을 계속 불편하게 사용하라는 말과도 같다.

가덕신공항이 인천공항과 같은 글로벌 관문공항으로 성장하려면 인천공항과 전국 지방공항 운영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과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동시에 김해공항에서는 다양한 국제노선 운영 경험을 지금부터 축적해 나가는 것 역시 필요하다.

가덕신공항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관문공항이자 미래 항공산업의 성장 거점이 될 국가적 프로젝트다. 공항의 통합된 안전관리와 서비스 체계, 항공 네트워크의 유기적 활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공항을 새로운 K항공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인식하고 공항건설·운영기관의 거버넌스 통합을 모색하는 정부 정책은 긍정적이다. 이제는 지역 논리를 넘어 국가 전략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가덕신공항은 결코 부울경만의 지방공항이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 공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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