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선부터 불붙은 부산시장 선거전, 지역 미래 경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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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국힘 후보군 윤곽 '전국 관심'
정치 프레임 대신 변화 청사진 겨뤄야

박형준 부산시장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9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IC에서 열린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개통식’에 나란히 참석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부산일보DB 박형준 부산시장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9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IC에서 열린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개통식’에 나란히 참석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부산일보DB

6·3 지방선거를 84일 앞두고 부산시장 여야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났다. 서울과 함께 부산의 민심 향배가 한국 정치의 주요 변수로 부각되면서 경선 초반부터 열기가 뜨겁다. 국민의힘에서는 박형준 시장이 3선 도전을 선언했고, 초선인 주진우 의원(해운대구 갑)이 도전장을 내면서 대결 구도가 가시화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전재수 의원(북구 갑)과 이재성 전 부산시당위원장 간의 경선이 유력하다. 하지만 원내 양당은 중앙 정치의 프레임에 갇힌 정쟁과 계파 갈등을 답습하고 있다. 지방선거의 의의를 제대로 살리는 핵심은 중앙 정치 예속의 탈피다. 부산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여야 후보들은 지역의 미래 비전으로 경쟁해야 한다.

국민의힘 내부 상황은 우려스럽다. 현직 시장이 3선에 나서고 여기에 젊은 도전자가 맞서면서 경선 흥행 가능성은 커졌다. 하지만 경선 초반부터 ‘낙동강 전선’ ‘보수의 명운’ 같은 선명성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당권파 주도의 징계 갈등과 ‘윤(석열) 어게인’ 논란이 촉발한 당 내분이 지자체장 경선 구도에서 재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계파 갈등은 시민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멀다. 지방선거는 중앙 정치 세력의 결속을 시험하는 장이 아니다. 국민의힘이 부산 시정을 책임진 정당이라면 성과와 한계를 냉정히 평가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우선이다. 정치 구호를 앞세운 경선 전략으로 지역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민주당은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에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는 상대의 실책과 혼란에 기인한 반사 효과라고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 국회 다수당의 입법 독주에 대한 문제의식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전재수 의원은 통일교 관련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공직에 나서려면 도덕성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기본이다. 여론조사의 수치로 경쟁력을 과대평가하는 것을 민주당은 경계해야 한다. 제2의 도시 부산마저 소멸 위험 진단을 받은 데에 집권 여당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부산 시정을 맡게 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하기 전에 지역 재도약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지선을 앞두고 각축전처럼 펼쳐진 행정통합 논의를 지켜보면서 부산 시민들은 묘한 상실감을 느꼈다. ‘20조 지원’ 당근책을 놓쳤기 때문은 아니다. 부산이 처한 위기가 악화일로여서다. 부산은 아기 울음소리가 잦아들고 청년이 떠나는 도시가 됐다. 첨단 산업 전환·유치, 가덕도 신공항, 북항 재개발, 인구 감소 등에 과감하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부산이 다시 성장 동력을 회복하려면 핵심 과제에 대한 해법을 찾고 실행할 리더십이 필요하다. 지선이 정쟁과 계파 갈등으로 흐른다면 지역은 미래가 아닌 과거로 뒷걸음칠 수밖에 없다. 정치 구호 대신 변화의 청사진이 필요하다. 시민들이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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