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 모모스커피 전주연 대표·정주은 이사 “커피에 부산 바다와 산 담아… 로컬에서 답 찾고 싶어”
2020년 영도구 로스터리 개점 후
지역 천착·생활 인구 확대 시도
‘국립공원’ 금정산 트레일 러닝도
청년 창업에 조언 아끼지 않아
“우리가 있는 부산 바다와 산을 커피로 잇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 대표 커피 브랜드 ‘모모스커피’ 전주연(39) 대표와 정주은(45) 이사의 다짐이다. 이들은 2008년 첫 매장에서 직원과 손님으로 만난 뒤 19년째 모모스커피를 이끌고 있다.
이들이 우연히 영도에 발을 디딘 때는 2020년이었다. 온천장 일대에 로스팅 공장을 만들 계획이었는데 공사 기간에 임시 공장으로 쓸 곳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정 이사는 “처음엔 영도를 전혀 고려하지 못했다”면서도 “영도대교를 건너 창고 인근으로 들어오는 순간 조선소와 선박, 바다가 펼쳐진 모습이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들이 찾은 곳은 영도구 봉래동 물양장 일대 한 창고였다. 정 이사는 “고층 빌딩이 즐비한 도심과 해수욕장이 아닌 이곳이야말로 부산을 먹여 살려온 진정한 바다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영도 바다에 매료된 이들은 로스터리 공장을 영도에 짓기로 했다. 투명한 유리창을 통해 로스터리 안에서 생두가 볶이는 모습과 포장, 출고 과정까지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정 이사는 “이곳을 단순한 공장으로 쓰기에는 아쉬워 영도를 찾은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더 만들어주려는 의도였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영도와 화합하기 위해 노력했다. 매장을 찾는 주민들에게 할인 가격으로 커피를 팔았고, 고질적인 주차난 속에 주민 불편을 줄이려고 애썼다. 전 대표는 “직접 카메라를 들고 중구 남포동에서 봉래동 일대까지 걸어 들어오는 영상을 찍어 소개하는 방식으로 공간의 특수성을 고려한 홍보도 했었다”고 말했다.
영도에 뿌리를 내린 모모스커피는 단순한 입점이 아니라 영도의 생활 인구를 늘리는 데 함께하겠다는 선택이었다. 주민 대상 커피 교실을 열고, 커피박 재활용을 아이템으로 삼은 시니어 일자리 창출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영도구 봉래산에서 열린 ‘모모스 트레일 런’은 바다만큼 아름다운 산을 테마로 삼았다. 트레일 러닝을 즐기며 커피와 지역 기업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이색 대회였다. 다음 달에는 금정산에서 소규모 트레일 러닝 대회를 준비 중이다. 전 대표는 “최근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금정산 이야기를 커피와 함께 전하고 싶다”며 “영도 바다에서 시작된 시도가 부산 전역의 산과 연결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와 정 이사는 영도구의 정주 여건 개선과 창업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전 대표는 “커피 산업이 영도 관광의 핵심으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듯하다”며 “다만 사람들의 체류가 정주까지 이어지려면 교통·생활 인프라 등 구조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다음 목표는 지속 가능성에 있다. 다이렉트 트레이드와 비영리 플랫폼 경매 등을 통해 공정한 거래 구조를 확대하고, 부산 로컬 브랜드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구상이다.
모모스커피는 지난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 최대 스페셜티 커피 페스티벌 ‘커피 페스트 마드리드’에서 세계 최고의 카페 22위에 올랐다.
전 대표는 “부산의 바다와 산, 로컬의 이야기를 커피 한 잔에 담아 전 세계에 전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이라며 “영도 주민과 부산 시민이 ‘우리 동네 브랜드’라고 자랑스러워하는 모모스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