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 "변시 합격자 수 적정한가?" 회원에 설문조사
해마다 신규 변호사 1700명 배출
"법조 시장 포화에 AI로 수요 감소"
설문조사 등 감축 논의 본격화
지난해 4월 대한변호사협회 김정욱 회장을 비롯한 변호사들이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변호사 배출 수 감축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대한변헙)가 변호사 시험 합격자 감축 규모에 대한 논의에 돌입했다. 해마다 1700명의 신규 변호사가 배출되지만, 법조 시장이 포화 상태인데다 최근 법률 AI도입 등으로 법률 수요가 급격히 줄어드는 환경을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대한변협은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6일까지 이메일과 SNS를 통해 회원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설문의 핵심은 적정 변호사 배출 규모를 묻는 문항이다. 응답자는 ‘500명 이하’부터 ‘700명 이하’, ‘1000명 이하’, ‘1200명 이하’, ‘1500명 이하’ 가운데 선택하도록 했다. 또 지난해와 같은 규모(1744명)로 변호사가 계속 배출된다는 전제 아래 향후 5년간 변호사 시장 전망을 묻는 문항도 포함됐다.
대한변협은 “이번 설문은 법조 시장의 포화 상태를 점검하고 적정 변호사 수에 대한 회원들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듣기 위한 것”이라며 “수렴된 의견은 향후 변호사 인력 수급 정책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변협은 합격자 감축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인구 대비 변호사 수가 많아 법조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라는 것이다. 대한변협에 따르면 일본의 인구와 경제 규모는 한국의 배 이상이지만, 연간 합격자 수는 1400~1600명 수준이다. 대한변협은 법조 시장 포화는 광고비 증가와 법률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대한변협 김정욱 협회장은 지난해 4월 법무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신규 변호사 배출 규모를 1200명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변협은 향후 로스쿨 정원과 연계된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에 대한 종합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한변협 측은 “정부와 국회를 설득해 20년 전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와 같은 논의 기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법조계에선 ‘변호사 서울 쏠림 현상’도 여전히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대한변협 전체 회원은 현재 3만 8124명이다. 이중 부산 회원은 1211명으로 전체의 3.1% 수준이다. 서울은 2만 9061명으로 변호사 약 76.2%가 서울에 몰려 있는 셈이다.
부산변호사회 김용민 회장은 “부산은 물론 모든 변호사의 개별 사건 수임 건수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며 “게다가 법률 AI가 보편화되면서 신규 변호사들의 채용 역시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로스쿨 교육 시스템을 4년이나 5년으로 늘리는 대신 정원을 줄이는 방식 등으로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