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가 급등·코스피 폭락, 중동발 경제 불확실성 커졌다
미·이란 '강 대 강' 대치 금융시장 요동
정부·지역 기업, 산업 리스크 대비해야
이란이 핵심적인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며 유가가 급등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3일 경기도 성남시 대한송유관공사 서울지사 인근에서 유조차들이 오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으로 중동 원유 도입이 전체 70%에 달하고, 이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을 정도로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타격이 막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란혁명수비대는 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은 폐쇄됐다”며 “통과를 시도한다면 그 어떤 선박이라도 혁명수비대와 정규 해군이 불태울 것”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에 지상군 투입을 시사하며 핵과 미사일 능력 파괴, 해군 전멸 등 공격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미국과 이란의 ‘강 대 강’ 대치 국면이 조성되면서 중동발 경제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이 여파로 코스피는 3일 7% 넘게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지역 기업들은 확전 우려와 사태 장기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면서 동남권 기업들은 술렁이는 상황이다. 중동이 주요 판로인 방산업계는 전쟁 영향으로 기존 계약이 영향받지 않을까 우려한다. 자동차부품업계도 수출 영향 파악과 정보 수집에 급히 나선 상태다. 석유화학업계는 윤활유 사업 선물 거래로 당장 영향은 없지만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조선업은 넉넉한 일감을 확보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산업 전반에 연쇄 파장이 불가피하다. 이런 가운데 호르무즈 인근 해역에 국적 선박 40척이 대기 또는 이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만일 해협 봉쇄가 길어진다면 운임, 운송 기간 급증 등 해운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지역 기업들이 수출에 심대한 타격을 입을 우려가 큰 것이다.
중동발 지정학적 충격은 국내 금융시장을 정면으로 강타했다. 3일 한때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한 가운데 코스피는 전장보다 452.22포인트(7.24%) 내린 5791.91에 거래를 마감했다. 낙폭 기준으론 역대 최대였고, 하락률 기준으론 코스피가 8% 넘게 폭락한 2024년 8월 5일 ‘블랙먼데이’ 이후 최고였다.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수출 주도형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달러도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26원 넘게 뛰며 1466원까지 올랐다. 증시·환율이 동시에 출렁이는 금융시장 충격 앞에서 냉정한 분석과 대응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미국과 이란 전쟁 확전으로 국내 경제는 물론 지역 기업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가뜩이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미 관세 문제로도 힘겨운 상황에 처했는데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까지 겹치면서 산업 전반의 리스크가 커지는 양상이다. 국제 유가 급등은 해운산업, 석유화학 등 산업에 타격을 준다. 또 환율 급등, 수출과 공급망 확보 차질 등 복합적인 충격이 오면 지역 기업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정부와 기업 모두 중동 전쟁 확대와 장기화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비상 대응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지역 산업에 미칠 여파를 면밀히 살펴 지역 기업 지원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