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 이란 공습… 중동발 경제 리스크 철저히 대비해야
하메네이 사망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유가·물가 불안, 동북아 안보도 위협
1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이란 사태’ 실물경제 점검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관련 서류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공격으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국제 정세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란이 즉각 미사일 공격으로 대응한 데 이어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세계 경제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중동 수입 원유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더욱이 최근 북한의 잇단 강경 발언에도 코스피지수가 6000선을 넘어 안착하는 등 소비·투자 등 실물 경기 호조세까지 기대했으나 중동 리스크라는 초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경제는 물론 국가 안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현재 이란의 반응은 지난해 6월 미국이 벙커버스터 등으로 핵시설을 타격했을 때와 전혀 다르다. 당시 이란은 우왕좌왕했지만 이번 사태 직후 이란 혁명수비대는 1시간 만에 ‘역대 최대 보복’을 천명하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등 인접국에 주둔한 미군 거점에 대한 동시다발적 타격을 이어가고 있다. 중동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선박 통행 불가’ 조치까지 내렸다. 지난해 기준 원유 69.1%를 중동에서 들여오는 우리나라로서는 에너지 수급 불안에 따른 경제 충격이 불가피하다. 우회 루트를 활용하더라도 해상운임이 기존 대비 최대 80%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교민들의 안전 확보 등을 위한 긴급 상황점검회의 등 즉각적인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비상대응 금융시장반’을 가동, 중소기업 피해 최소화 등을 위해 100조 원 이상 규모인 시장안정프로그램 시행에 돌입했다. 정부의 신속한 대처는 무척 다행스럽다. 하지만 이번 중동 사태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정도로 큰 후폭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에너지 안보가 흔들리면 소비자 물가가 상승하고 경제 성장이 둔화된다. 이번 사태가 한층 커지고, 장기화한다면 우리 경제의 피해 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국가 경제 핵심인 에너지 안보 수호를 위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중동의 군사 충돌은 우리 안보 문제와도 직결된다.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닌 이번 사태로 인해 향후 지구촌 국제 안보 환경은 크게 요동칠 예정이다. 미국이 중동에 군사적 역량을 집중하면 동북아 안보 환경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한국의 완전 붕괴’를 거론하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돌발 상황에 대비한 정밀한 외교, 안보 전략과 함께 한층 세심한 경제정책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중동발 유가 불안이 물가와 원달러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인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정부는 빈틈없는 안보, 경제 대응 체계로 중동발 리스크를 최소화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