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염혜란 “모두 나만의 ‘플라멩코’를 찾길 바랄게요!”
오는 4일 개봉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서
플라멩코 추며 희망 찾는 주인공 국희 역
3개월 간 플라멩코 맹연습하며 작품 준비
“나만의 행복 비결·삶의 스텝 찾아가는 중”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에 출연한 배우 염혜란. 앤케이컨텐츠 제공
“모두 나만의 ‘플라멩코’를 찾으면 좋겠습니다.”
배우 염혜란은 주연으로 나선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스페인 전통춤인 ‘플라멩코’는 이 작품에서 곧 ‘행복 찾기’로 설명되는데, 이 작품을 하며 삶의 여러 부분을 돌아보게 됐다고 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염혜란은 “나 또한 나만의 플라멩코를 열심히 찾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오는 4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구청 과장 국희가 승진 누락과 딸과의 단절을 겪으면서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국희는 24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사용하며 철저하게 살아온 캐릭터다. 염혜란은 “이야기가 세고 자극적이어야만 관객이 본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작품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고민을 다뤄 좋았다”고 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 걸’과 ‘폭싹 속았수다’ 등에서 그간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던 그는 “힘을 빼고 출발하는 서사가 오히려 더 많은 이들의 삶과 맞닿아 있다고 봤다”며 “이번엔 평범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빈틈없이 살아온 국희는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으며 처음으로 삶의 균열을 마주한다. 염혜란은 그런 국희의 모습에서 자신의 경험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는 “모든 사람을 내 기준으로 대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있지 않나”라며 “사람마다 열심히 하는 방식이 다른데 내 기준에 맞추려고 하면 힘들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극 중 국희처럼 실제로 딸이 있는 염혜란은 “부모 자식 사이에도 똑같다”면서 “나는 완성됐고, 자녀는 미완성이라고 여기는 데에서 오는 것들이 있지 않았나 돌아봤다”고 말했다. “인생을 좀 더 살아본 사람으로서 잘못된 행동을 고쳐주고 싶은 마음이 상대에겐 다르게 느껴질 수 있잖아요. 그래서 하루에 한 번씩 ‘그러지 말아야겠다’ 다짐해요. 그런데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매번 작심삼일이에요. 하하.”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에 출연한 배우 염혜란. 앤케이컨텐츠 제공
국희는 플라멩코 스텝을 밟으며 조금씩 희망을 찾는다. 염혜란은 연기를 위해 플라멩코를 3개월간 맹연습했다. 그는 “감독님이 오랫동안 플라멩코를 배웠더라”며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염혜란은 “단기간에 되는 춤이 아니었다”며 “연습을 거듭할수록 왜 이 춤을 ‘영혼의 춤’이라고 하는지는 알겠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연장에서 신발 굽 소리를 들었을 때 마음이 요동쳤다. 화려한 동작보다도 그 안에 담긴 한과 감정이 크게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영화의 백미인 사무실 안 플라멩코 장면에 대해선 “단순히 고통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방감까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염혜란도 자신만의 플라멩코 리듬으로 연기의 길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염혜란은 “좋은 캐릭터로 기억되는 건 기회이자 영광”이라면서도 “그만큼의 무게는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보면서 누군가 ‘평범해도 좋은 기회를 만날 수 있겠다’고 생각해주면 감사할 것”이라며 “누군가에게 작은 힘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저만의 정직한 행복 비결이 있는지 생각해봤어요. 저는 아직 못 찾았더라고요. 모두 자신만의 스텝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웃음)”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