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수도 상징’ 울산 공업탑 60년 만에 이사 간다
1967년 최초 특정공업지구 기념
60여년 간 울산의 상징으로 남아
트램 도입에 로터리→평면교차로
이전지는 '울산대공원 동문' 낙점
2027년 이전 목표…디자인 공모
울산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공업탑 전경. 1967년 건립된 이 탑은 산업수도 울산의 성장사를 대변하는 지역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꼽힌다. 울산시 제공
울산 산업화의 상징인 ‘공업탑(울산공업센터 건립 기념탑)’이 시민의 품인 울산대공원 동문으로 자리를 옮긴다.
울산시는 도시철도(트램) 1호선 도입에 맞춰 현재의 회전교차로를 평면교차로로 전환하고 공업탑을 해체해 울산대공원 동문 연꽃연못 일원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이전 결정은 ‘공업탑 이전·설치 자문위원회’를 통해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결과다.
울산시와 자문위는 울산대공원 동문과 태화강역 광장, 번영로 사거리 등 후보지 3곳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접근성과 인프라 시너지 면에서 가장 우수한 울산대공원을 최종 적지로 낙점했다.
공업탑 이전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울산 도시철도 1호선(수소트램)은 태화강역에서 신복교차로를 잇는 10.85km 구간으로 구축된다. 올해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9년 개통이 목표다.
당초 울산시 용역 결과 트램 도입 시 공업탑로터리의 지체 시간은 대당 232.2초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탑을 이전하고 평면교차로로 전환하면 이를 169.9초로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업수도 울산의 발전사와 근면 정신을 상징하는 공업탑 하단의 ‘산업역군상’. 울산시는 트램 1호선 건설과 연계해 60년 가까이 자리를 지켜온 공업탑을 정밀 해체한 뒤, 오는 2027년까지 울산대공원 동문으로 이전 설치할 계획이다. 울산시 제공
1967년 4월 남구 신정동에 세워진 공업탑은 1962년 울산의 국내 첫 특정공업지구 지정을 기념하는 상징물이다.
정식 명칭은 ‘울산공업센터 건립 기념탑’이다. 탑 하단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치사문’이 동판에 새겨져 있다. “4천년 빈곤의 역사를 씻고 민족 숙원의 부귀를 마련하기 위하여”로 시작하는 이 문구는 산업수도 울산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탑 주변에는 망치를 들고 일하는 형상의 ‘산업역군상’과 평화를 상징하는 ‘여인상’ 등 2개 동상이 있다.
공업탑은 평양미술학교를 나온 조각가 고 박칠성 씨가 만들었는데,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나라가 가난해 여인상을 화강석이 아닌 시멘트로 시공해 마음이 아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 여인상은 2011년 청동상으로 다시 만들어졌다.
트램 도입과 더불어 공업탑 자체의 노후화도 이전의 주요 원인이 됐다.
건립 후 6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공업탑은 지난 2010년 정밀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는 등 안전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2012년 한 차례 유지보수를 거쳤으나, 울산시는 현재의 노후 상태로는 탑을 원형 그대로 옮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구조물을 정밀 해체해 울산박물관에 임시 보관한 뒤, 오는 2027년까지 이전 설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울산시는 공업탑의 역사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계승하기 위한 디자인 전국 공모도 병행한다. 8월 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공모에는 총상금 2000만 원이 걸려 있으며 대상 등 7개 작품을 선정한다. 울산시는 디자인 확정 후 실시설계와 본 공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공업탑은 울산 성장의 정체성이 담긴 상징물인 만큼 이전 과정에서 시민 공감을 얻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