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스프링캠프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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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때면 프로야구 구단은 바빠진다. 야구 시즌이 끝났는데 바쁠 게 뭐 있겠냐고 하겠지만, 다음 시즌을 대비하기 위해 해야 하는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표적인 게 스프링캠프다. 스프링캠프는 다가올 시즌에 대비해 선수들의 체력 회복과 기술 연마를 위해 따뜻한 지역에서 집중 훈련을 하는 것이다. 스프링캠프 훈련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해 프로야구 ‘농사’가 결정된다고 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스프링캠프의 역사는 꽤 오래됐다. 18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시카고 화이트스타킹스(현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추운 겨울을 피해 아칸소주 핫스프링스에서 선수들을 소집해 시작한 게 시초다. 그해 시카고는 리그 1위를 차지했고, 스프링캠프의 효율성을 안 다른 구단들이 앞다퉈 나서면서 1910년대부터 MLB에서 보편화됐다.

한국에서 해외 스프링캠프를 가장 먼저 실시한 구단은 두산 베어스의 전신인 OB 베어스였다. 당시 구단은 1983시즌을 시작하기 전 대만 가오슝과 일본 후쿠오카현과 미야자키현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지금이야 매년 미국과 호주, 일본, 대만 등 전 세계 어디든 가지만 당시에는 매년 갈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올해도 KBO리그 10개 구단은 이달 말부터 스프링캠프 훈련에 나선다. 미국, 일본, 호주, 대만으로 출국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변화가 있다. 훈련지로 각광 받던 미국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2023년 미국 본토를 훈련지로 택한 팀이 7개였는데, 2025년 5개 팀으로 줄어들더니 올해는 3개 팀(LG·NC·SSG)만 미국 본토를 택했다.

미국을 외면하는 이유는 치솟는 환율과 물가 비용, 비자 문제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 눈길을 끄는 게 ‘이상 기후’다. 국내 팀들은 주로 미국 애리조나 등 서부지역을 스프링캠프로 삼는다. 하지만 최근 이상 기후 현상으로 미국 서부지역의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외면 받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가 꾸려지는 대만도 기후로 따지자면 미국과 다를 게 없다. 롯데는 지난해와 올해 대만의 남쪽지방인 타이난에 캠프를 꾸렸다. 대만의 연평균 기온은 북쪽지방도 22도나 된다. 그래서 난방시설이 없다. 하지만 이곳이 최근 몇 년간의 이상기후로 난방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러다 아프리카에 스프링캠프를 차려야 하는 시대가 올까봐 두렵다.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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