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디자이너 손길로 재탄생 부산 기업 제품 해외 진출 ‘날개’
부산시·디자인진흥원 추진
글로벌 디자인 협업 프로젝트
지역 기업 3곳 제품 개발 완료
휴대용 에어컨·미용실·여객선
기능 효율화·브랜드 혁신 구현
글로벌 디자이너와 협력해 탄생한 ‘(주)비엠티’의 휴대용 에어컨 제품과 ‘라이브엑스’의 통합 브랜드, ‘팬스타라인닷컴’의 ‘그레이스호’ 브랜딩 이미지(위에서부터). 부산디자인진흥원 제공
나이키, 프라다, 넷플릭스 등 제품을 디자인한 글로벌 디자이너가 참여한 부산 기업 제품이 탄생했다. 부산시와 부산디자인진흥원은 지역 기업의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적인 디자인 역량을 지역 산업에 적극 도입해 왔다.
부산시와 부산디자인진흥원은 부산 지역 기업, 글로벌 디자이너, 부산 디자인 기업이 함께 협력하는 ‘글로벌 디자인 협업 프로젝트’에 참여한 부산 기업 3곳의 제품 개발이 완료됐다고 13일 밝혔다.
양 기관은 지난해 △산업용 밸브 전문기업 (주)비엠티 △공유 미용실 ‘라이브 엑스’ △팬스타라인닷컴의 ‘그레이스호’의 제품 또는 이미지 브랜딩을 프로젝트 대상으로 선정했다. 글로벌 디자인 협업 프로젝트는 글로벌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기획하면, 이를 부산 디자인 기업이 한국 시장에 맞게 시각화하고, 브랜드 경험 전반을 일관된 정체성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비엠티, 레저부터 산업환경까지
비엠티의 휴대용 에어컨 제품은 25년 경력의 산업 디자이너 ‘마이클 디툴로’의 손을 거쳐 소비자 친화적인 디자인으로 재탄생했다. 마이클 디툴로는 나이키, 구글, 모토로라 등 글로벌 기업과 협업해 오면서 CES 혁신상, IDEA, Good Design Award 등 국제 디자인 어워드를 다수 수상한 25년 경력의 산업 디자이너다.
해당 제품 ‘파워쿨 핸디’는 실외기의 분리와 결합이 가능한 구조의 휴대용 에어컨으로, 휴대성과 냉방 효율을 동시에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전 제품의 손잡이 형태를 개선해 부피와 무게가 큰 에어컨을 쉽게 옮길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전에는 손잡이가 기기 중간에 하나만 달려 있었지만, 개선된 제품에서는 양쪽에 달려 쉽게 옮길 수 있도록 했다.
냉방만 가능했던 기능에 난방 기능도 추가해 사계절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기능을 갖추면서도 직관적 조작이 가능하도록 부품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을 구현했다는 평가다.
■라이브엑스, 글로벌 뷰티 공략 브랜딩
공유 미용실 ‘위닛’, 프리미엄 살롱 ‘살롱에이’, 교육 프로그램 ‘BOB ACADEMY’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전개하는 라이브엑스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잭 달 사쿠라이’와 손잡고, 혼재돼 있던 브랜딩을 글로벌 감성의 통합 브랜드로 재정립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잭 달 사쿠라이는 프라다 퓨티, 랑콤, 까르띠에, 꼼데가르송 등의 글로벌 기업들의 캠페인과 로고 통합 디자인에 참여해 온 뷰티 디자인 전문가다.
잭 달 사쿠라이의 감성이 담긴 라이브엑스의 첫 통합 브랜드는 새로운 로고 ‘X’를 기반으로 통합·재정립됐다. 개별적으로 론칭된 탓에 산하 브랜드들은 ‘라이브 엑스’와 일관된 정체성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최근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면서, 라이브엑스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글로벌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이미지가 필요했다.
산하 브랜드도 라이브엑스의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반영해 재설계됐다. 다만, 하나의 브랜드 틀에 맞추기보다는 같은 결의 시각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제작해 개별적 브랜드의 개성이 드러나게끔 디자인을 반영했다.
■사람과 부산을 잇는 ‘그레이스호’
일본 고속 여객선 ‘퀸 비틀호’는 ‘루카스 팔트람’과 ‘요나스 리우가일라’의 설계를 거쳐 ‘그레이스호’로 재탄생했다. 35년 경력의 부산 해운·관광 전문기업인 팬스타라인닷컴은 부산 영도와 오륙도 연안을 오가는 그레이스호를 출범시켰다.
이번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한 루카스 팔트람은 글로벌 OTT 넷플릭스, 영국 통신사 보다폰, 국적 항공사 대한항공 등의 로고 디자인을 기획한 17년 경력의 전문가다. 함께 참여하는 요나스 리우가일라는 20년 경력의 브랜딩·캠페인 디자이너로, 국제 디자인 어워드에서 다수의 수상 경력을 쌓으며 글로벌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두 디자이너는 부산의 바다와 파도 등 자연 요소에서 영감을 받아 브랜드 콘셉트와 공간 브랜딩을 진행했다. 단순 이동수단이 아닌 바다와 승객을 연결하는 매개의 스토리를 담아, 간결하면서도 상징성이 높은 비주얼을 디자인 전반에 반영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이 글로벌 디자이너의 명성을 활용한 단기 협업에 그치지 않고, 부산 기업이 디자인을 산업 혁신의 핵심 전략으로 인식하도록 돕는 과정이었다”며 “앞으로도 실제 기업 현장에서 작동하는 글로벌 디자인 협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