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행정타운에 발목 잡힌 거제소방서 결국 3개로 쪼갠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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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 과밀 해소 고육책 구상
행정, 구조·구급, 소방 분리
과밀 해소, 대응력 강화 기대

거제소방서. 부산일보DB 거제소방서. 부산일보DB

난해한 사업 방식 탓에 10년 넘게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행정타운으로 인해 갈 곳을 잃은 경남 거제소방서가 고육책을 내놨다. 현 청사를 중심으로 연초면과 아주동 경계에 새 거점 시설을 확보해 행정과 구조·구급, 소방 기능을 분리하는 방식이다. 얽히고설킨 청사 이전 실타래를 풀어낼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11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거제소방서는 최근 ‘소방력 재배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인구·소방대상물·재난발생 추이 등을 토대로 소방력을 적재적소에 재배치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핵심은 본서에 집중된 기능 분산이다. 현 청사에는 소방행정과, 예방안전과 등 행정업무 전담 조직만 남기고 구조와 구급은 연초119안전센터에 집중한다. 소방은 앞서 새 청사 용지로 검토했던 옥포조각공원에 새 센터를 신설해 전담하는 구상이다. 계획대로라면 낡고 비좁은 본서 과밀 현상을 해소하면서 현장 대응력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소방서 관계자는 “미국식 소방 구조로 내부적으론 유력한 대안으로 훑어보고 있다. 이미 국토부로부터 옥포조각공원 내 센터 신설도 가능하다는 답변도 받았다”면서 “구체적인 안이 확정되면 거제시와 본격적인 협의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옥포동 고갯마루에 있는 현 소방서는 1990년 건립된 노후 청사다. 공공청사 신축 기준인 내구연한 30년을 훌쩍 넘겼다. 최초 82명에 불과했던 직원 수가 현재 320여 명으로 늘고 장비도 대폭 보강돼 기존 시설로는 수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기에 훈련 시설도 턱없이 부족해 이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 과정에 거제시가 경찰과 소방을 중심으로 한 행정타운을 제안하자 입주를 결정했다. 하지만 행정타운이 하세월하면서 일이 꼬였다.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소방서는 뒤늦게 대체지 물색에 나섰고 2024년 옥포조각공원을 최적지로 낙점했다.

이 공원은 한화오션 사업장이 있는 옥포국가산업단지 내 여유 부지 중 일부다. 본래 한화오션 소유였다가 2021년 거제시에 지방세 대신 물납하면서 시유지가 됐다. 산단 지원시설용지 4만 9805㎡에 녹지 850㎡ 등 총 5만 655㎡다. 현재 임시 주차장과 간이 체육시설로 활용 중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현 한화오션 노조)는 2024년 4월 14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서민 복지를 침해하는 일방적인 거제소방서 신축 이전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노동자 등 2000여 명이 연대한 반대 서명지를 거제시에 전달했다. 부산일보DB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현 한화오션 노조)는 2024년 4월 14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서민 복지를 침해하는 일방적인 거제소방서 신축 이전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노동자 등 2000여 명이 연대한 반대 서명지를 거제시에 전달했다. 부산일보DB

소방청사 신축에 필요한 면적은 1만 7000㎡ 남짓, 추정 사업비는 300억 원 내외다. 기존 청사와도 인접해 관공서 이탈에 따른 공동화를 우려했던 지역 사회도 긍정적으로 반응하면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됐다.

그런데 노동계 반발에 다시 발목이 잡혔다. 당시 한화오션 노조는 “수십 년 동안 노동자와 가족 그리고 서민이 함께 행사 때마다 이용했던 상징적인 노동자의 공간”이라며 “당사자 의견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노동자 등 2000여 명이 연대한 반대 서명지를 거제시에 제출했다. 이 때문에 소방청사 이전도 답보 상태다.

한편, 거제시는 민자 사업으로 추진하다 중단된 행정타운 부지 조성 공사에 지방재정을 투입해 올해 하반기 재개한다. 현재 이를 위한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 중이다. 사업 종료 시점과 총사업비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단계로 공사 기간은 재착공 후 44개월 정도로 추산된다. 거제시는 공공기관 입주를 적극 유도하면서 필요시 일부 용지를 민간에 분양하는 방안도 고려할 계획이다.

거제시 행정타운은 각종 사건, 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행정 환경을 갖추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다. 옥포동 산 177의 3 일원에 공공시설 용지를 확보해 경찰서와 소방서가 입주하는 것으로 밑그림을 그렸다.

2016년 세경건설 컨소시엄이 426억 원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첫 삽을 떴지만 민간 사업자 자금난에다 공사 과정에 발생하는 골재를 팔아 공사비를 충당하는 난해한 사업 방식 탓에 2019년 공정률 12%에서 중단됐다. 이후 3차 공모 끝에 대륙산업개발 컨소시엄이 바통을 이었으나 골재 부존량 예측 실패로 공정률 57%에서 다시 공사가 중단됐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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