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라면 수출 15억 달러 돌파…K컬처 열풍에 22% 증가
작년 15억 2100만달러로, 21.8% 늘어
해외공장 물량 합치면 판매액 훨씬 많아
‘케데헌’ 등 인기 한국라면 관심이 구매로
사진은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라면 매대 모습. 연합뉴스
K푸드의 대표 주자로 부상한 한국 라면이 연간 수출 15억 달러 고지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11일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라면 수출은 전년보다 21.8% 증가해 역대 최대인 15억 2100만달러(약 2조 200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라면 수출은 2023년(9억 5200만달러)만 해도 10억 달러에 못 미쳤지만 불과 2년 만에 5억 달러 넘게 늘어났다.
‘불닭볶음면’ 신화를 쓴 삼양식품이 제품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것과 달리, 농심은 미국과 중국에도 공장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 라면 해외 판매액은 수출액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산 라면은 2021년 이후 5년간 수출 연평균 증가율이 23%에 이른다.
K라면은 K팝, K드라마 등 K컬처를 업고 해외에서 갈수록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펴내는 영어사전인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최근 ‘라면(ramyeon)’이 새로 올랐다. 일본어에서 온 ‘라멘(ramen)’은 이미 옥스퍼드사전에 올라가 있다.
지난해에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헌트릭스 멤버들이 김밥과 함께 컵라면을 먹는 장면이 화제를 모았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케데헌 덕분에 한국의 매운 라면이 영국에서 인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지난해 11월 보도하기도 했다.
앞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에서도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혼합 조리한 라면)’가 주목받았다.
라면 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과 함께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흐름에 맞춰 라면 업체들이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올해도 수출 실적이 작년을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면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부터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케데헌 협업 라면을 선보이고 있다. 첫 신라면 글로벌 앰배서더로 걸그룹 에스파를 발탁하기도 했다. 농심은 지난해 유럽에 판매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 부산 녹산에 수출 전용 공장을 완공하며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밀양제2공장을 준공했으며 중국 자싱시에 해외 첫 공장을 짓고 있는데 생산 라인을 애초 계획보다 2개 많은 8개 설치하기로 했다.
다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은 라면 수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해 대미 라면 수출은 18.1% 늘어 전체 시장 수출 증가율에 못 미쳤다. 대미 라면 수출이 2022년∼2024년 연평균 68% 증가한데 비해 증가율이 뚝 떨어진 것이다.
특히 상호관세가 도입된 지난해 8월 이후 12월까지 대미 라면 수출액은 1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중국으로 가는 물량이 늘면서 지난해 한국 라면의 중국 시장 수출은 47.9% 급증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