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 부산 디지털금융 도약의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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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금융·기술 기업 컨소시엄 선정 유력시
항만·물류·해양 토큰증권화 미래 선도해야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개념도.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개념도.

부산의 제도권 금융과 기술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컨소시엄이 토큰증권(STO) 유통 사업자 선정을 눈앞에 두게 됐다. 토큰증권은 실물·무형 자산이 블록체인 기술로 암호화된 뒤 거래되는 디지털 증표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7일 열린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심의에서 한국거래소(KDX)와 넥스트레이드(NXT) 컨소시엄을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금융위 의결을 남겨 두고 있지만 금융업계에서는 두 곳의 확정이 유력시되는 분위기다. 디지털금융에서 부상하고 있는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 공모에서 지역 기업 연합체의 인가가 확정되면 부산은 디지털금융 도시 도약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다.

이번 장외거래소 인가는 디지털금융에서 급부상하는 토큰증권 유통 부문에서 지역 기업이 주역이 될 수 있는 계기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부산은 블록체인특구일 뿐만 아니라, 금융 공공기관이 집적된 금융 중심지라는 점에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KDX 컨소시엄에 BNK금융그룹(부산은행·경남은행·BNK투자증권),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비단), 세종디엑스, 비댁스(BDACS) 등 지역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이유다. 부산의 관련 산업 생태계는 한우·농수산물·원유·위스키 같은 실물 자산과 영화·음악 등 지식재산권(IP)은 물론 항만·물류·해양 산업 기반의 디지털금융 상품까지 설계·검증하는 데 있어 강점을 갖췄다.

장외거래소 인가의 다른 의미는 금융의 구조 전환이다. 그간 조각투자 시장은 하나의 플랫폼에서 상품의 발행과 유통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이해 상충과 투자자 보호에 허점이 제기됐다. 기존 플랫폼은 발행에만 집중하되, 유통이 장외거래소에서만 이뤄지면 투명성과 공정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발행과 유통의 분리를 통해 조각투자가 투기성 거래가 아닌 신뢰할 수 있는 상품으로 정착되는 것이 필요하다. 실험적 단계를 벗어나 실제 시장을 형성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무대로 도약하는 것이 관건이다. 디지털 자산의 유통 구조가 형성되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장외거래소 출범의 의미는 작지 않다.

부산의 전략은 명확해야 한다. NXT 컨소시엄이 수도권 금융 주축인 점에서 지역 연합체인 KDX 컨소시엄은 항만·물류·해양·수산 등 지역 산업 금융화의 강점을 내세워야 한다. 지역 산업과 무관한 거래만 오가는 유통 플랫폼은 지역에 뿌리내릴 수 없다. 또 부산 기업들이 컨소시엄 내에서 하청이나 보조 역할에 머문다면 디지털 금융 도시 도약 기대는 허상에 그친다. 부산시와 참여 기업들은 미래 금융의 주체라는 인식이 확고해야 한다. 어떤 자산이 발행되고, 어떤 산업이 성장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부산은 파생 금융에 더해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선도함으로써, 서울과는 다른 금융 미래를 제시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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