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한국 인구 소멸이 페미니즘 탓?
■인구는 거짓말 하지 않는다/딘 스피어스·마이클 제루소
신간 <인구는 거짓말 하지 않는다> 책 표지. 웅진지식하우스 제공
자녀 출생 때 현금을 지원하는 정책은 출생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인공지능(AI) 시대에도 현재 규모의 인구를 유지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할까?
미국 텍사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두 저자는 신간 <인구는 거짓말 하지 않는다>에서 전 세계적 인구 감소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 실증 데이터와 경제 이론을 통해 진실과 오해를 가려내는 이 책은 인구 감소가 반드시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2013년 스모그 사태를 겪었던 중국의 인구는 이후 10년간 5000만 명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미세먼지 농도는 절반으로 감소했다. 기술 발전 덕분에 한 사람이 배출하는 연간 이산화탄소의 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봐도 인구 밀도와 공기 오염 정도는 큰 상관 관계가 없다.
두 저자는 인구가 많으면 번영하는 이유에 대해 아이디어 창출과 고정 비용이라는 두 가지 통찰을 제시한다. 인구가 늘면 장기적으로 더 많은 진보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례도 등장한다. 일각에서는 한국 사회에 페미니즘이 퍼지면서 출생률이 떨어졌다고 주장하는데, 사실은 그 반대에 가깝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축에 드는 한국의 출생률은 오히려 성 차별이 심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한국은 결코 페미니즘 천국이 아니고, 성별 임금 격차는 OECD 중에서 가장 크다. 그리고 여러 면에서 한국은 여전히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사회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딘 스피어스·마이클 제루소 지음/노승영 옮김/웅진지식하우스/404쪽/2만 2000원.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