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동혁 비상계엄 사과, 국민의힘 전면 쇄신 출발점 돼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당명 개정·청년 중심 정당 변화 제시
건전한 국정 견제 세력으로 거듭나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 대표는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 대표는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당 쇄신안을 발표하고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고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이어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계엄 1주년 때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라고 언급한 것과는 달라진 태도다. 이번 쇄신안은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논란이 윤리위원회에 회부되면서 당내 갈등이 격화되고, ‘중도 보수’로 평가받던 김도읍 정책위의장의 사퇴까지 겹치며 지도부 노선 강경화에 대한 비판이 커진 상황에서 나왔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외연 확장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장 대표는 이날 당명 개정을 포함한 3대 축 전략을 제시했다. 지방선거를 대비한 당 쇄신의 핵심 축으로 청년 중심 정당, 전문가 중심 네트워크 정당, 국민 공감 연대를 내세웠다. 이 세 축을 통해 당의 외연을 확장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쇄신안에 대해 광역단체장들은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옳은 방향의 쇄신은 연대와 통합의 기반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잘못된 과거를 단호히 끊어내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변화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쇄신안이 당의 분위기를 전환하고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담은 대목이다.

쇄신안이 변화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실제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문제, 한동훈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 개혁신당과의 정치적 연대 구상 등 보수 진영 재편의 핵심 쟁점에 대한 언급이 빠졌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장 대표의 쇄신안에 대해 “내부 인테리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쇄신안이 국민들이 요구하는 수위까지는 가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을 표명한 것이다. 정책과 청년 중심의 정당 전환 의지는 긍정적이지만, 구조적 혁신이 빠졌다는 이들의 목소리에 장 대표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민주당이 공천헌금 의혹과 갑질 논란 등 대형 악재에 휩싸였는데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대에 머물고 있다. 연초 실시된 각종 지방선거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에 대한 차가운 민심은 거듭 확인됐다. 그동안 당 안팎의 쇄신 요구가 빗발쳤지만, 장 대표는 강성 지지층에 발목이 잡힌 듯한 행보를 보이며 중도층 흡수 등 외연 확장에 한계를 보였다. 장 대표는 이번 기회를 전면 쇄신의 출발점으로 삼아 건전한 국정 견제 세력으로 거듭나는 복원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당 내외 통합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명확히 제시하고, 합리적 보수를 위한 가치와 비전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쇄신안은 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