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만덕~센텀 대심도 통행료 부담 줄이는 방안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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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 2500원 유료도로 중 최고
센텀IC 접속부 혼잡 해소책 시급

부산 북구 만덕과 해운대구 센텀을 연결하는 대심도가 내년 2월 개통한다. 만덕~센텀 대심도 센텀IC 입출구 일대 모습. 정종회 기자 jjh@ 부산 북구 만덕과 해운대구 센텀을 연결하는 대심도가 내년 2월 개통한다. 만덕~센텀 대심도 센텀IC 입출구 일대 모습. 정종회 기자 jjh@

부산 도심을 동서로 가로지를 때 맞닥뜨려야 하는 고질적인 교통 병목 현상을 해소할 인프라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다. 지하로 건설되는 부산의 첫 대심도(大深度) 도로인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9.62㎞, 왕복 4차로)가 내년 1월 준공에 이어 2월 초 개통을 앞두고 있다. 승용차 기준 김해공항과 해운대를 30분 안에 연결하기 때문에 만성 정체에 시달리는 부산 교통 체계에서 숨통을 틔우는 기능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항과 해운대의 쌍방향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도시의 관광·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다만 승용차 기준 2500원으로 예상되는 높은 통행료와 접속도로 불편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대심도 개통으로 인한 효과 중 도심 혼잡 감소는 가장 기대되는 대목이다. 지상 도로의 통행량을 줄이는 우회 도로가 지하에 확보되는 것이어서 도심의 물류·업무 이동 속도가 한층 높아지기 때문이다. 도시 접근성 향상이 시민 체감으로 이어지려면 이용률이 높아져야 한다. 하지만 대심도에 유료도로 중 최고 수준의 통행료가 부과되면 시민 외면을 받을 우려가 제기된다. 통행료 부담이 시간 절감의 편익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자 방식으로 건설된 유료도로라는 한계가 있겠지만 합리적 요금제는 필수적이다. 높은 통행료 탓에 시민들이 지하가 아닌 지상 도로로 몰리면서 공든 탑이 무너지는 꼴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또 대심도 이용의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인은 접속부 연결에 있다. 22일 개통된 해운대 신시가지~센텀시티 구간의 광안대교 접속도로는 벡스코 요금소 철거와 함께 대심도로 이어지는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센텀IC 인근 접속부는 대심도 진입 차로가 도로 중간에 설치되며 기존 차로가 줄어든 탓에 개통 초기 불편은 불 보듯 뻔하다. 부산시는 부산경찰청과 협의해 신호체계를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도로 체계 개선을 포함해서 종합적인 보완 대책을 조속하게 제시해야 한다. 대심도 진출입로 주변부 정체로 인한 주민과 차량의 불편은 최소화돼야 한다.

만덕~센텀 대심도 개통으로 부산의 동서 흐름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점은 환영할 만하다. 다만 시민 이용률이 높은 교통 인프라로 자리 잡기 위한 패키지 처방이 꼭 제시되어야 한다. 적정 요금제가 가장 중요하다. 부산에는 전국 최다 유료도로가 몰려 있다. 백양터널 무료화로 1곳이 줄었다가 대심도 추가로 다시 8곳으로 늘게 된다. 시민이 납득하는 요금 정책이 제시되는 것이 중요하다. 대중교통 연계 할인, 출퇴근 시간대 감면, 친환경 차량 인센티브 등 유인책과 함께 교통량·혼잡 변화 데이터를 공개하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시민 체감형 교통 인프라 정착은 합리적 요금과 접속도로 개선 병행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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