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故 김지미 금관문화훈장 추서…"영화 문화 상징하는 배우"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1일 서울 중구 충무로 서울영화센터에 마련된 배우 고(故) 김지미 추모 공간을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1일 서울 중구 충무로 서울영화센터에 마련된 배우 고(故) 김지미 추모 공간을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7일 미국에서 별세한 원로 영화배우 김지미(본명 김명자)에게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추서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휘영 장관이 14일 오후 2시 고(故) 김지미의 추모 공간이 마련된 서울 충무로 서울영화센터를 찾아 고인에게 추서된 금관문화훈장을 전달한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고인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한 시대의 영화 문화를 상징하는 배우였다"며 "한국 영화 제작 기반 확충과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한국 영화 생태계 보호와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데도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김지미는 지난 2016년 10월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바 있다. 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과 국민 문화 향유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별세한 고(故) 이순재 배우에게도 사후에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이외에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배우로는 2021년 윤여정, 2022년 이정재가 있다.


김지미는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1957)로 데뷔해 700여편의 작품을 남긴 한국 영화계 대표 스타 배우다. '토지'(1974), '길소뜸'(1985) 등으로 파나마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대종상 여우주연상 등을 받았다. 또 1972년엔 김수용 감독의 ‘옥합을 깨뜨릴 때’로 제15회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는 등 부산과도 인연이 깊다. 2010년 ‘영화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고인은 영화 제작자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1985년 제작사 ‘지미필름’을 설립한 뒤 ‘티켓’(1986·임권택)을 비롯해 7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고인은 2019년 <부산일보> 인터뷰에서 “올림픽을 앞두고 굳이 한국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야 하느냐”라는 정부 당국의 견제로 ‘티켓’ 제작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고인은 1995년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 1998년 스크린쿼터 사수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1999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을 맡는 등 영화 행정가와 활동가로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한국 영화 100주년을 맞은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는 ‘김지미를 아시나요’라는 타이틀로 김지미 특별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당시 김지미는 “두 딸을 내가 키우지 못한 것이 늘 미안했다”라며 “(데뷔 전인)17세로 돌아갈 수 있다면 영화배우는 안 하고 평범하게 살고 싶다”라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