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연출가와 함께 만든 그리스 비극 '오레스테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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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극협회 해외 진출 프로젝트
12~14일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서

부산 청년 연극인들과 공동 작업
내년 그리스 현지 무대 공연 추진

12~14일 부산시민회관 소극장 무대에 선보이는 연극 '오레스테스' 연습 장면. 부산연극협회 제공 12~14일 부산시민회관 소극장 무대에 선보이는 연극 '오레스테스' 연습 장면. 부산연극협회 제공

그리스의 3대 비극 작가 중 한 명인 에우리피데스의 대표작 ‘오레스테스’(ORESTES)가 부산 관객에게 선보인다. (사)한국연극협회 부산시지회(부산연극협회)가 12~14일 부산시민회관 소극장 무대에 연극 ‘오레스테스’를 올린다.

에우리피데스의 고전 비극을 현대적 맥락으로 재해석한 연극 ‘오레스테스’는 어머니를 살해한 존속 살해범 오레스테스가 법적 심판과 동시에 냉혹한 대중의 심판대에 오르는 과정을 긴박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무대엔 극의 분위기에 맞게 차갑고 경직된 형태의 브루탈리즘 건축물로 둘러싸인 광장이 들어선다. 광장 중앙의 테이블은 시시각각 변하는 여론과 고정된 법의 무게를 상징한다. 여기에 현대적 음향 효과 마스크와 제복 차림으로 등장하는 합창단은 청각과 시각을 통해 긴장감을 더한다.

부산연극협회 관계자는 오레스테스를 중심으로 삼촌 메넬라오스(정치권력), 틴다레오스(법), 익명의 합창단(군중)이 격렬하게 충돌하는 ‘투쟁’ 파트를 핵심 장면으로 꼽았다. 이 관계자는 “개인의 복수와 집단의 정의가 어떻게 상충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 장면을 통해 ‘누가 누구를 심판할 권리를 가졌는지’ 질문을 던진다”고 말했다.

연극 '오레스테스' 포스터. 부산연극협회 제공 연극 '오레스테스' 포스터. 부산연극협회 제공

이번 무대는 특히 그리스 연출가와 부산 연극인들의 협력을 통해 준비됐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부산연극협회는 고전 비극 본고장인 그리스의 정서와 감각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지난 5월 그리스 출신 연출가 이아니스 파라스케 보폴로스를 부산으로 초빙, 극단 맥 이태규 연출가와 공동 연출로 작품을 준비했다. 그리스로 출국한 후에도 영상과 이메일 서신을 통해 연기 지도와 연출을 이어 온 보폴로스 연출가는 이달 6일 부산에 다시 도착해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부산연극협회 관계자는 “이번 작품은 그리스 현지 공연을 포함한 부산 청년 연극인 해외 진출 프로젝트 일환으로 준비됐다”면서 “우선 내년 부산에서 개최되는 대한민국연극제에도 출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2일 오후 7시 30분, 13~14일 오후 3시 무대가 열린다. 러닝타임 80분이며 네이버에서 예매할 수 있다. 관람료 균일 3만 원. 문의 051-645-3759.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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